불황으로 출판사나 서점이 잔뜩 움츠러든 것과는 달리 컴퓨터나 휴대폰 단말기를 이용해 책을 볼 수 있는 전자책(사진) 시장은 해마다 2배 이상 급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국내 수위의 전자책 서비스 업체들이 손을 맞잡고 콘텐츠 통합, 공동 마케팅에 나서 전자책 시장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18일 전자책 업계에 따르면 2000년 30억원에 불과하던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2004년에 300억원을 기록하며 불과 4년 만에 10배나 커졌다. 업계는 전자책 시장 규모가 올해는 500억원, 내년에는 1,400억원 대(지난해 기준 단행본 시장의 7%)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한출판문화협회 통계를 보면 이 기간 동안 종이책 시장은 2조3,194억원에서 2조 3,484억원으로 고작 0.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확대 추세도 2002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전자책으로 제공되는 콘텐츠의 양도 크게 늘었다. 2003년 4만5,000여 종이던 전자책 콘텐츠는 2004년에 10만여 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북토피아, 바로북 등 대표적인 전자책 서비스업체들은 2006년쯤에는 콘텐츠 규모를 국내 대형서점들이 보유하고 있는 책 종수와 맞먹는 34만권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런 활황에 기름이라도 끼얹듯 전자책 서비스 업계를 주도하는 북토피아(www.booktopia.com)와 바로북(www.barobook.com), 전자책 솔루션(단말기에서 전자책을 읽는 프로그램) 업체 에피루스(www.epyrus.com)가 17일 ‘전자책 시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콘텐츠 데이터베이스를 공동으로 구축·활용하고 전자책 솔루션을 에피루스로 통일한 이번 협약은 사실상 국내 전자책 시장의 대통합이나 다름없다. 북토피아와 바로북은 자사가 보유한 전자책 콘텐츠를 공유해 국내 전자책 전체 콘텐츠의 95%에 해당하는 9만5,000여 종을 에피루스라는 단일 솔루션을 통해 공동으로 서비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범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