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고 보면 이만한 통치자를 만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깨끗하고, 소박하고, 올곧고, 의지가 강하고 결단력 있는 대통령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으로서는 행운이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최근 펴낸 사회평론집 ‘한국,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21세기북스 발행·사진)에서 이렇게 진보정치의 출범을 환영하면서도 그 기대가 조금씩 변할 수밖에 없었던 실망감을 털어놓았다. 명분은 옳으나 정책 내용과 실행 방식이 너무 빈약하거나 허술했고, 사회 전체가 진보와 보수로 갈려 경계 짓기에 열중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굳이 자신을 어느 편에도 가담하지 않으려는 ‘기회주의자’로 분류하는 그는 현 집권층이 ‘진보의 덫’에서 벗어나 ‘실용’으로 변할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한국처럼 척박한 정치 풍토에서 진보정치가 생존력을 키워가려면 그 실용의 기획이라는 것도 보수정치보다 훨씬 더 용의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무현 정권이 곱씹어 읽을 대목이 적지 않지만 그 쓴소리는 모두 "지금 치르고 있는 ‘전환의 비용’을 이쯤으로 끝내고 우리가 그토록 희망했던 미래를 열어주기"를 기대하는 사회학자의 애정에서 우러 나온 것이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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