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1위 소비대국이라는 사실이 수치로 새삼 확인됐다. 미 지구정책연구소(EPI)는 16일 중국이 식료품과 에너지, 공산품 등 거의 모든 품목의 소비규모에서 미국을 제쳤다고 밝혔다.
중국은 5대 원자재 가운데 석유를 제외한 곡물 육류 석탄 철강 소비에서 미국을 눌렀고 냉장고 TV 휴대폰 등 주요 공산품 소비서도 미국을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3대 곡물 가운데 쌀과 밀 소비에선 일찌감치 미국을 앞섰고 옥수수 소비는 미국을 맹추격 중이다. 육류 소비도 6,300만 톤으로 미국의 3,700만 톤을 크게 앞질렀다.
중국은 산업화의 핵심 척도로 꼽히는 철강 소비량도 미국보다 2배 이상 많았고, 석탄과 비료 소비도 눈에 띄게 앞섰다. 다만, 석유 소비는 10배 가까이 많은 자동차를 보유한 미국에 크게 뒤졌다. PC 사용대수는 미국보다 적었으나 28개월마다 두 배로 늘고 있어 조만간 추월할 전망이다.
EPI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중국은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경제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신흥 경제대국"이라며 "중국의 부상은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와 세계경제의 중국 의존도 심화 등의 문제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EPI의 발표는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단순논리를 이용한 ‘중국 위협론’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특히 미국은 국민 1인당 소비 면에서 보면 여전히 거의 모든 품목에서 중국을 압도하는 ‘소비 초강대국’ 이다. 가령 중국은 육류의 전체 소비량에선 미국을 앞질렀지만 13억 대 2억9,700만 이라는 인구 비율을 감안한 국민 1인 당 연간 소비량에서는 49㎏ 대 127㎏으로 크게 뒤졌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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