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인 여행을 원한다면 넓은 곳으로 눈을 돌리자. 캐나다의 로키 산맥과 뉴질랜드 남섬이 목적지이다. 거칠고도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쉰다. 신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눈물 겨운 노력으로 지키고 가꾸어 온 곳이기도 하다. 그 황홀한 자연 속에서 새 커플이 새삼스럽게 배우는 교훈이 있다. 아름다운 사랑, 아름답게 지켜고 가꾸어야 한다는 것.
■ 캐나다 로키산맥/ 호수·빙하·협곡·폭포… 발길 닿는 곳마다 "원더풀"
캐나다 로키의 관문 앨버타주. 이 곳은 한 마디로 자연과 문화유산의 보고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13개의 캐나다 자연·문화유산 중 6개가 앨버타에 몰려있다. 이 공원들을 모두 돌아보는 것은 웬만한 허니문 일정으로는 불가능하다. ‘강추 지역’을 꼽는다.
자스퍼국립공원은 로키 산맥의 국립공원 중 가장 북쪽에 있다. 자스퍼라는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수많은 호수가 있다. 옆으로는 애서배스카강이 흐른다. 카누, 요트, 래프팅 등 수상 레포츠의 천국이다. 특히 자스퍼마을과 밴프를 연결하는 93번 도로변으로 명소가 널려 있다. 93번 도로는 록키 산맥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협곡에 놓여진 도로. 빙하가 쓸고 간 협곡이어서 산중도로임에도 불구하고 터널이나 심한 고개가 없다. 가느다란 물줄기가 수백 곳에서 떨어지는 절벽인 눈물벽, 좁은 협곡을 소용돌이치며 떨어지는 애서배스카 폭포 등이 있다. 명소마다 차를 세울 수 있는 널찍한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하이라이트는 컬럼비아 빙원(氷原)이다. 애서배스카산과 안드로메다산을 시작으로 거대한 얼음 언덕이 펼쳐진다. 넓이가 서울만하다.두께가 100c에 이르는데 밑의 얼음이 압력을 받아 녹아 흐르면 빙하가 된다. 거대한 바퀴를 가진 6륜 구동 스노코치가 빙하의 중간지점까지 오른다. 태초의 얼음덩이 위를 걷는 기분. 묘하고 경이롭다.
가장 남쪽의 워터튼국립공원은 미국과의 국경 지역에 있다. 워터튼이라는 큰 호수가 중심이다. 즐거운 여행 프로그램이 있다. 호수 유람선 여행이다. 마을 앞 부두에서 하늘이 열린 배를 타고 호수를 여행한다. 호수 양쪽으로 도열한 봉우리들의 모습이 빼어나다. 넓은 마루 같은 봉우리도 있고, 톱의 이빨 같은 거친 산도 있다. 유람선은 이 산에 오르려는 하이킹족들을 태우고 산행의 출발지점에 내려주기도 한다. 야생동물이 많다. 그냥 마을로 내려와 마당의 잔디를 뜯으며 한가롭게 거닌다. 사람이 다가가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피해 다닌다.
로키산맥을 조금 벗어나면 미국의 프레이리(대평원)처럼 끝 간 데 없는 평원이 펼쳐진다. 평원을 달리다가 갑자기 땅이 꺼진다. 빙하가 녹아 흐르면서 평원을 깊이 파들어갔다. 단단한 부분은 남았고, 연한 부분은 깎였다. 미국의 그랜드 캐년 같은 풍광이다. 이 지역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공룡화석 지대이다. 빙 돌아보는 트레킹 코스가 있다. 화석 뿐 아니라 기기묘묘하게 깎인 바위의 모습이 탄성을 지르게 한다. 캐나다관광청 서울사무소 www.travelcanada.or.kr. (02)733-7790
글·사진 권오현기자 koh@hk.co.kr
■ 뉴질랜드남섬/ 만년설과 호수가 빚어낸 장관 스키·번지점프는 덤 "나이스"
뉴질랜드는 북섬과 남섬이라는 두 개의 큰 섬과 부속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산으로 인한 다양한 자연 경관의 북섬은 ‘불의 섬’. 피요르드에 의한 웅장한 빙하가 태고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 남섬은 ‘얼음의 섬’으로 불린다.
남섬의 관문은 중심 도시인 크라이스트 처치이다. 뉴질랜드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로 1850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크라이스트 처치 컬리지 출신들이 세웠다. 영국보다 더 영국적인 도시로 알려져 있다. 크라이스트 처치의 공항에 도착하면 독특한 간판이 눈에 띈다. ‘정원 도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크라이스트 처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원도시로 선정될 만큼 공원이 많고 집집마다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다. 넓은 정원과 잘 정돈된 시내, 그 사이에 에이번강이 유유히 흐른다. 시내를 관통하는 강에서 카누를 타는 연인의 모습이 그림 같다.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들어간다.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육로로 4시간 정도 이동하면 마운트 쿡(3,784c) 기슭에 펼쳐진 고원마을 데카포에 도착한다. 마운트 쿡의 만년설과 데카포 호수의 아름다운 비취색이 어우러져 장관이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이 호수가 100만 달러짜리 경관을 가졌다고 자랑스러워한다. 호숫가에 세워진 착한 양치기의 교회는 개척민을 위해 세워진 건물. 돌과 나무로 건축되었고 개척시대에 양을 돌보았던 개들을 기억하기 위한 동상도 세워져 있다. 뉴질랜드는 지금도 국토의 47%가 목장지대. 양과 사슴 목축을 주로 하고 이 곳에 이주한 많은 한인들은 양모 제조업이나 녹용 제조업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데카포 호수 앞으로 펼쳐진 마운트 쿡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스키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정상에 리프트 대신 헬기를 타고 올라가 하루 종일 활강하는 코스가 인기가 높다.
데카포에서 2~3시간 거리에는 남섬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퀸스타운이 있다. 동화 속에 나오는 예쁜 도시 같다. 처음 이 곳에 금을 캐러 온 사람들이 ‘여왕이 살 만한 곳’이라 생각하고 이름을 지었다. 넓은 와카티푸 호수에서 증기선을 타고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합창하는 재미가 크다. 퀸스타운의 명물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번지 점프. 이 곳의 번지 점프대는 세계 최초로 세워졌다. 못쓰게 된 다리 카와나루에 점프대를 설치했다. 요금이 비싸다. 공짜로 점프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로프를 매지 않거나 아무 옷도 입지 않고 점프하는 것이다. 뉴질랜드관광청 서울사무소 www.newzealand.com, (02)777-9282
글·사진 류효진기자 jsknight@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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