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EBS 수능강의와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 실시를 주요 내용으로 한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1년 동안 추진한 결과, 학원 수강생 수가 약 12% 감소하고 수능강의 시청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10만여원 절감됐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살이에 국민들의 허리를 휘게 하는 사교육비가 줄었다니 반가운 일이다.
EBS 수능강의는 인터넷 회원 가입자수가 150만명에 달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 지난해 수능시험에서 EBS 강의 반영률을 비교적 높게 한 것이 사교육비 경감에 한몫 했다. 고교에서 실시하는 수준별 보충학습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의 특기·적성교육 프로그램은 학부모들의 부담을 적잖이 덜어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들이 교육당국의 정책 효과 때문만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학원 수강생 감소만 해도 경기불황에 따른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가계 소비지출에서 교육비 비중이 12%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서 보듯 사교육비는 여전히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다. 더욱이 소득기준 상위 10%와 하위 10% 계층의 사교육비 격차는 7배로 커졌다. 고소득층의 교육비는 계속 늘어나는 데 비해 저소득층은 교육비가 줄어드는 계층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교육당국은 앞으로 저소득층의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수능시험에서 EBS 수능강의 연계를 강화하는 한편, 가정형편으로 EBS 강의를 시청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사랑의 PC보내기’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맞벌이 부부와 저소득층 자녀의 보육에 소요되는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 확충도 시급하다. 사교육비 대책이 EBS 수능강의에 집중돼 공교육 부실화에 대한 우려도 큰 만큼 초·중등교육 내실화에 역점을 둬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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