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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천, 철새들 낙원된다/ 하류 3.3㎞ 구간 20만평 내달께 보호구역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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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천, 철새들 낙원된다/ 하류 3.3㎞ 구간 20만평 내달께 보호구역 지정

입력
2005.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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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천 하류 일대가 ‘철새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 서울시는 15일 "청계천과 중랑천이 합류하는 살곶이다리부터 한강에 이르는 3.3㎞ 구간(지도) 20만평을 이르면 3월부터 철새보호구역으로 지정,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도심에 철새보호구역이 지정되는 것은 처음이다.

4, 5년 전만 해도 한강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죽은 하천이었던 중랑천 하류 일대는 하수처리장 신설 등으로 그동안 수질이 개선되면서 겨울철이면 수천 마리의 철새와 텃새가 몰려와 한강 밤섬에 이어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겨울에도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넓적부리 쇠오리 알락오리 고방오리 등 10여 종의 철새를 비롯, 논병아리 쇠백로 왜가리 황조롱이 괭이갈매기 등 텃새 5,000여 마리가 둥지를 틀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5년간 관찰한 결과 2000년 19종 3,000마리였던 이 일대 철새는 한때 24종 8,000여 마리까지 늘어났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중랑천 상류인 의정부 지역에도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겨울철새인 청둥오리와 쇠기러기 1,000여 마리가 찾아오는 등 서식지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일단 이 지역 출입을 제한하고 9월까지 철새관찰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현재 조성중인 자전거도로는 둑 쪽으로 옮기고 수변과 자전거도로 사이에는 갈대 등 은폐식물을 심기로 했다.

또 4월 완공되는 서울숲과 응봉산(개나리산) 등과 연계해 자연생태벨트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10월 청계천이 복원되면 종로에서도 철새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 유역에는 매년 50여 종 5만 여마리의 철새가 찾아오고 있다. 현재 밤섬 둔촌동 방이동 탄천 진관내동 암사동 고덕동 청계산 8곳은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철새 전문가인 유정칠(경희대 생물학과 교수) 한국조류연구소장은 "한강 수질이 좋아져 물고기와 수중식물이 서식하자 겨울철새들이 먹이를 찾아 날아들고 있다"면서 "중랑천 하류는 철새보호구역보다 엄격한 통제가 이루어지는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 소장은 "철새들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중랑천 둔치에 난립한 체육시설을 제한하고 부유식물과 풀씨 등 먹이를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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