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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토의정서 대책 숲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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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토의정서 대책 숲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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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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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상영된 영화 ‘투모로우’는 지구의 비참한 종말을 그려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미 많은 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재해로 토네이도, 해일, 빙하기 도래 등을 지적한 바 있다. ‘10년 후 돌이킬 수 없는 기후 재앙이 있을 것’이라는 새해 벽두 유엔 국제기후변화 전문가팀의 경고를 포함해 ‘그날이 다가오고 있으니 준비하라’는 우려의 메시지가 계속 들려오고 있다.

지구의 온실가스 감축규약으로서의 교토의정서가 16일 발효된다. 의정서는 누가 언제까지 어떠한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를 명시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프레온가스, 메탄 등 6가지 감축대상물질이 규정돼 있는데 이 중 지구온난화에 영향이 가장 큰 이산화탄소가 핵심 대상이다. 교토의정서는 ‘하나뿐인 지구를 구하자’라는 위기의식과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명문화하고 있다. 이대로 환경을 방치할 경우 100년 후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540~970ppm까지 급증해 지구 평균기온이 최대 5.8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과연 교토의정서가 목표로 하는 온실가스 발생량 감축계획은 실현될 수 있을까. 전망이 밝지는 않다.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6%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은 의정서 이행을 거부하고 있으며, 배출량이 이미 한계를 넘었다고 느끼는 선진국들은 그들의 온실가스 배출 산업시설을 후진국으로 이전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라는 종말의 시한폭탄이 초읽기에 들어간 현시점에서 배출가스 감축과 더불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온실가스 흡수원인 산림의 역할이다. 세계 10위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의무감축 압력을 받아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의 3분의 2를 산림이 차지한다는 것이 다행이다.

산림은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할 수 있을까. 현재 우리 산림은 ha당 연간 4.6%톤의 이산화탄소를 고정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 산림의 이산화탄소 고정능력을 돈으로 환산하면 ha당 연간 92달러, 전체적으로 연간 5억 7,000만 달러에 달한다. 나무만이 아니다. 나무가 만드는 산림 토양의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은 나무의 70%에 이른다. 나무와 토양의 총 감축액은 연간 9억 7,000만 달러라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이런 수치는 우리 산림이 최고의 상태를 유지할 때는 더욱 커진다. 우리 산림은 30년 생 이하의 어린 숲이 64%나 된다. 과거의 황폐상태에서 100% 회복하지도 못했다. 숲을 잘 가꾸면 그 가치를 몇 배, 몇 십 배 늘일 수 있다는 얘기다.

나무의 생육기반인 산림토양이 비옥하도록 잘 보전하고 지속적인 숲 가꾸기를 통해 건강하고 울창한 숲을 만들어야 한다.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국제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해외 목재자원 확보를 위한 해외조림 확대도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추가로 확보하는 길이다. 또한 목조건축을 장려하고 임산물의 사용연한을 연장해 목재를 통한 탄소고정량을 늘이고, 숲 가꾸기에서 나오는 산물을 생태 에너지로 활용해 화석연료 사용량도 줄여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대책이 뚜렷하게 방향을 못 잡고 있는 현 상황을 볼 때 대체에너지 개발, 에너지 효율화와 같은 대책 마련도 필요하겠지만 숲 가꾸기 등 산림부문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이승우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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