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 상승세가 너무 가팔라 암벽 등반이라도 하는 듯 아슬아슬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이 반영되지 않은 묻지마식 투자는 언젠가 폭락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15일 유가증권시장의 의약품지수와 코스닥시장의 제약지수는 약보합으로 마감하며 오랜만에 소폭 조정을 받았지만, 올 들어 각각 58.8%, 84.9%나 폭등했다. 제약주가 종합주가지수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다 상승세로 돌아서며 차별화한 것은 지난해 5월부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각종 질병으로 의약품을 많이 필요로 하는 노년층이 급증하고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을 잇따라 출시하자 높은 성장성이 부각된 탓이다.
서서히 올라가던 상승곡선이 점차 가팔라지더니 지난해 말부터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급등세로 접어들었다. 특히 줄기세포와 생명공학 등 단기 테마주로 떠오른 동화약품 일동제약 중외제약 안국약품 등 일부 코스닥 제약주들은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사회를 맞아 제약주의 높은 성장성을 전망하면서도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일부 테마주에는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대우증권 임진균 연구원은 "최근의 급등으로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고령화와 소득수준 향상 등을 감안할 때 제약주는 앞으로도 초과수익 달성이 가능하다"며 ‘비중확대’ 의견을 고수했다.
그는 "제약주가 국내시장 평균 대비 프리미엄을 받는 수준으로 고평가됐으나, 해외 제약사나 과거 최고지수를 기록했던 시점에 비해서는 아직도 낮다"며 한미약품 LG생명과학 유한양행 등을 추천했다. 최근 안전성을 높인 새로운 항암제를 개발한 대웅제약에 대해서도 매수 추천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임 연구원은 "중소형 제약주 중심의 묻지마식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제약주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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