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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리 前 총리 암살/ "내전 재연 우려" 충격의 레바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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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리 前 총리 암살/ "내전 재연 우려" 충격의 레바논

입력
2005.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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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전쟁이후 ‘재건과 개혁의 설계사’로서 깊은 신망을 받아 온 라피크 하리리(60·사진) 전 총리가 14일 수도 베이루트 중심가에서 차량폭탄 테러로 암살당하자 레바논 국민들은 큰 충격에 빠져있다. 이번 사건의 배후 세력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으며, 내전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레바논 보안군은 일단 이슬람무장단체로 추정되는 ‘레반트(Levant)의 지지와 성전을 위한 조직’을 유력한 배후로 지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레반트는 레바논 시리아 등을 포함하는 동지중해 지역을 의미한다. 이 단체는 폭탄테러 직후 알 자지라 방송에 보낸 비디오테이프에서 하리리 전 총리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앞잡이라며 "이 공격은 사우디 보안군에 살해당한 경건한 순교자들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배후는 수십년간 레바논 내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시리아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친 프랑스와 친 사우디아라비아계였던 하리리 전 총리는 1976년부터 레바논에 주둔하고 있는 1만 5,000명의 시리아군의 철수를 주장해 마찰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레바논 야당 등은 350kg의 폭약이 사용된 테러규모로 미루7어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이 단체가 저지른 범죄로 보기 어렵다며 시리아를 배후세력으로 지목했다.

미국은 사건 발생 직후 "하리리 전 총리의 암살은 레바논에 대한 시리아의 정치적 군사적 점령을 끝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역설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바샤르 알 이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번 암살은 끔찍한 범죄 행위"라며 이 사건이 시리아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5월 총선을 앞두고 치열한 정파간 분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완충역할을 했던 하리리가 암살당함으로써 레바논은 다시 극심한 혼란으로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억F만장자 기업가 출신인 하리리 전 총리는 2004년 10월 사임하기 전까지 5차례나 총리를 지내며, 레바논 내전(1975~1990년)으로부터 국가를 재건시킨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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