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당권경쟁에 불이 붙었다.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계파별 대책회의가 잇따라 열리는가 하면 금주 중 신기남 의원 등 3~4명의 출마선언이 예고되고 있다.
4월 2일 치르는 전당대회에는 1만3,687명의 대의원이 참가해 당 의장 1명과 상임중앙위원 4명 등 2년 임기의 지도부 5명을 선출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 차기 대권 주자들이 출마하지 않음에도 출마자들이 많아 혼전이 예상된다. 확실한 의장후보가 없는 상황이 역으로 후보 난립을 부른 셈이다.
주요 출마 예상자를 보면, 친노 직계 중진그룹에선 문희상 김혁규 염동연 의원 등이 거명된다.
정동영 장관의 배후 지원설 등 구 당권파의 지지에다 당내 중도파의 지원에 기반한 ‘문희상 대세론’은 다소 주춤해진 상태다. 유재건 의원 등 중도파 중진의 출마가 예상되는 데다 한명숙 의원이 출마를 결심한 때문이다. 한 의원은 조직기반은 약하지만 문 의원과 비슷한 관리형인데다 여성이어서 다크호스라는 평가다. 당내 기반이 가장 탄탄하다는 구 당권파의 표가 신기남 의원의 출마로 일부 누수가 불가피한 점도 문 의원에겐 악재다.
개혁당 그룹에선 출사표를 던진 김원웅 의원,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은 물론 유시민 의원도 가세해 모두 3명이나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야파는 장영달 의원을 밀기로 해 계파들 중 유일하게 단일화에 성공했으나 연대 대상이 마땅찮다.
여성 중에선 이미경 의원이 출마를 포기한 대신 지구당 인테리어 비용 문제로 구설수를 탔던 김희선 의원이 검찰의 무혐의 판정을 계기로 다시 출마로 기울었다. 재선그룹은 송영길 의원을 미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물론 후보난립 양상은 내달 3일 후보등록을 계기로 정리된다. 출마를 하려면 66명의 중앙위원 중 5명 이상으로부터 추천을 받아야 해 아무리 많아도 13명까지만 후보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등록후보가 9명 이상이면 국회의원·중앙위원 등 480여명이 내달 10일 예비투표를 해 8명으로 고른다.
후보간 합종연횡 향배는 주요 관전 포인트다. 당내 구도상 누구도 자력만으론 당선이 어려운 데다 대의원 1명이 2표를 행사하는 투표방식이 후보들의 연대를 부채질할 것이다. 개혁과 실용으로 나누는 노선연대는 물론 지역별, 계파간 제휴가 승부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송용창기자 hermeet@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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