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 핵무기 보유를 공식 선언했지만,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과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분명치는 않지만, 보유 핵무기 수와 함께 성능 및 실제 사용가능 여부 등을 따져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정하는 북한 보유 핵무기는 1~2개. 북한이 1992년 1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전협정에 서명한 뒤 사찰을 받기 전까지 추출된 무기급 플루토늄의 양이 10~14㎏이고, 1개의 핵무기에 대략 6㎏이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한 수치다.
그러나 미국과 정부 일각의 비공식 추정은 6~9개에 달한다. 2003년 1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후 8,000여개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를 선언한 10월까지 추출한 플루토늄이 5~7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북한이 이 정도의 핵무기를 개발했을 경우 실제로 사용이 가능한가이다. 전문가들은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으로 핵 물질을 만들었다 해도 이를 실전에 투입하기 위해선 기폭장치, 미사일 발사 및 탑재능력 등 부가기술이 필요한데 북한의 능력으로는 무리라고 평가한다.
북한은 그 동안 핵 폭탄의 기폭장치가 되는 고폭약 실험을 80년대 이후 수십차례 진행했다는게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핵무기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한 고폭약을 개발하지 못했고, 핵 보유국임을 공식화하는 핵실험도 현재까지 실시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 미사일에 핵 탄두 탑재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은 98년 8월 발사실험에 성공한 사정거리 1,700~6,000㎞급 대포동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나, 핵 탄두의 무게를 줄이지 못해 여기에 탑재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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