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의 북소리’ ‘네로25시’ ‘쓰리랑 부부’ ‘영구야 영구야’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1980년대 큰 사랑을 받았던 ‘유머 일번지’와 ‘쇼 비디오자키’의 인기 코너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추억의 코미디를 옛 스타들과 젊은 개그맨들이 함께 엮어 선보인 KBS 2TV 설 특집 ‘코미디쇼 7080’(연출 김진홍 송준영)이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8일 오후 8시10분부터 90분간 방송된 ‘코미디쇼 7080’은 14.9%(TNS미디어코리아)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을 20년 전 그때 그 시절로 안내했다.
김형곤 심형래 김학래 팽현숙 장두석 등 한동안 TV 출연이 뜸했던 옛 스타 코미디언들의 모습도 반가웠지만, 젊은 층을 겨냥한 ‘개그콘서트’류의 빠르고 가벼운 요즘 개그와 달리 세대를 아우르는 유쾌한 웃음을 맛볼 수 있었다는 것은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특히 웃음 속에 세태 풍자를 녹여낸 코너가 큰 호응을 얻었다. 최양락-팽현숙 부부와 전유성 엄용수 등이 꾸민 ‘네로 25시’는 예의 철없는 황제의 모습에 노무현 대통령의 다변을 연상케 하는 대사를 슬쩍 끼어넣는 기지를 발휘했다. 압권은 마지막 코너를 장식한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김형곤 김학래 오재미 정명재 등 옛 스타와 한상우 김대희 등 후배 개그맨이 함께 꾸미고 가수 채연이 특별 출연해 최근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이른바 ‘연예인 X파일’ 유출 사건을 소재로 해 뼈 있는 웃음을 전했다.
각 코너의 앞머리에 옛 방송 화면을 보여줘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한편 ‘코미디쇼 7080’ 출연자들은 이번 방송을 계기로 대학로 라이브 무대 등을 통해 옛 코미디 부활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집으로 편성됐던 ‘7080 콘서트’가 가요계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고 정규 프로그램으로까지 발전한 것처럼, 코미디에도 복고 바람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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