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사이타마(埼玉) 경기장에서 열리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북한-일본 전을 앞두고 일본 정부는 연일 외무성, 경찰, 축구협회 등이 참가하는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북한이 납북피해자의 가짜 유골을 보낸 사건 등으로 일본 내 반북 여론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12년 만의 북일 축구대결이 개최되기 때문이다. 언론에선 ‘긴장’, ‘기대’, ‘걱정’ 등 상반된 표현이 담긴 관계자 발언들이 인용되고 있다.
일본 당국은 관중석의 충돌 등 불상사를 막기 위해 갖가지 조치를 취했다. 정부 대변인인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관방장관은 지난주말 이례적으로 "스포츠로서의 축구를 즐겨주기 바란다"는 당부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도 오래 전부터 "정치는 정치이고, 축구는 축구"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경비병력도 경찰 2,000명과 축구협회 자체 경비인력 1,400명 등 3,400명으로 다른 빅카드의 1.5배로 증원했다. 조선학교 연합밴드부 등 5,000여명의 조총련 응원단과 6만여명의 일본 응원단 사이에는 1,000명 정도의 관중석을 비워두기로 했다.
일본축구협회는 각 언론사에 "축구 이외의 불필요한 관심을 부채질하지 말아 달라"며 ▦ 북한팀 숙소 내 취재 ▦ 이동차량 추적 등을 자제하도록 요청했다. 이 또한 전례가 드문 일이다.
북한팀 응원을 사실상 도맡게 될 조선학교 학생들은 수개월 전부터 연습에 여념이 없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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