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자유 확산’의 기념물로 만들겠다는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방침이 굳어지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 협상도 어느 때보다 강력한 추진력을 얻고 있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6, 7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순방, 그리고 8일 이집트에서 열리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집트-요르단 4개국 정상회담은 중동평화 로드맵 부활의 결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일 국정연설에서 "팔레스타인의 민주주의와 개혁은 폭력과 실패라는 잘못을 깨부수는 자유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두 민주 국가의 평화 공존이란 목표가 가시권에 들어왔으며 미국은 양측을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예루살렘포스트 등 외신들은 팔레스타인 문제가 2기 외교의 최우선 순위에 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이 최근 ‘2기 임기 말인 2009년까지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을 완료하겠다’고 거듭 천명하는 등 팔레스타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돌아선 것은 새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가 자유 민주선거를 통해 선출되면서부터다. 팔레스타인이 ‘테러전’의 대상에서 ‘자유확산’의 상징으로 전환된 것이다.
최근 부시 행정부는 ‘팔레스타인 지원, 이스라엘 압박’으로 평화 협상을 이끌어 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2일 팔레스타인에 3억5,000만 달러 지원을 공언하는 등 잇따라 원조 카드를 꺼내 들고 있지만 이스라엘에는 그 동안 눈감았던 불법행위의 시정까지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최근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을 위해 땅을 양보해야 한다’고 경고, 이스라엘 정부는 2일 공공연히 시행하던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주민 땅 강제수용 정책을 ‘불법이었다’며 포기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치안사범 수백 명 석방, 베들레헴 등 서안 도시의 단계적 치안권 이전 등도 곧 공식화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중동평화 로드맵의 1단계를 거의 충족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스라엘의 일간 하아레츠는 "4개국 정상회담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새로운 보안 양해각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최근 평화 분위기 진전에는 미국과 연계된 이집트의 암중 활동이 두드러진다는 평이다. 부시 대통령 2일 이집트를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나라’ ‘중동 평화의 길을 제시하는 나라’라고까지 추켜세웠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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