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사에서 액션만큼 큰 부침과 변화를 겪은 장르도 드물다. 1950, 60년대에는 한 방 먹은 배우들이 한결같이 ‘으악!’ 하며 나자빠진다고 해 ‘으악새’라는 다소 경멸 섞인 별칭으로 불리면서도 적잖은 인기를 누렸다. 80년대 침체의 늪에 빠졌던 액션영화는 한국식 액션의 새 장을 연 ‘장군의 아들’ 이후 다양한 장르와의 만남을 통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케이블 액션채널 수퍼액션은 창사 4주년을 맞아 7, 8일 밤 10시에 한국 액션영화의 흐름을 짚어보는 2부작 다큐멘터리 ‘한국 액션을 말한다’를 방송한다.
1부 ‘으악새와 다찌마와리’는 한국 액션영화의 초창기 역사를 되돌아본다. 난투를 뜻하는 일본식 표현 ‘다찌마와리’는 뒷골목 난투극이 주류를 이뤄 붙여진 또 다른 별칭.
한국 액션영화의 대부로 꼽히는 정창화 감독을 만나 그 시절 얘기를 들어본다. 정 감독은 외국에서 더 잘 알려진 인물. 그의 대표작 ‘죽음의 다섯손가락’은 73년 미국에서 개봉돼 전미 흥행 1위라는 한국 영화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 베스트10의 하나로 꼽았고, 최근작 ‘킬빌’에서 일부 장면을 차용하기도 했다. ‘사망유희’의 속편 ‘최후의 정무문’에서 이소룡 역할을 맡은 거룡, ‘사대문파’에서 현란한 발차기를 선보인 왕호 등 당시 홍콩에 진출한 한국 배우들의 활약상도 소개한다. 박노식 등 이 시대를 풍미한 액션 스타들의 면면도 살펴본다.
2부 ‘한국 액션의 새로운 도전’은 액션의 부활을 알린 ‘장군의 아들’ 조명에서 시작한다. 이후 ‘비트’ ‘쉬리’ ‘넘버3’ ‘인정사정 볼 것 없다’ ‘가문의 영광’ ‘화산고’ ‘아라한 장풍대작전’ 등 멜로, 형사물, 학원물, 판타지 따위와 만나 끝없이 영토를 넓혀가고 액션 블록버스터를 탄생시키기까지 과정을 살펴본다. 정두홍 무술감독, 차승재 싸이더스 대표 등의 인터뷰를 통해 액션영화의 미래도 점쳐본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조대현 책임프로듀서는 "한국 액션영화에 관한 최초의 심층보고서로, 영화사료로서의 가치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