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와 졸업앨범 제작업체가 전국 1,000여개 초·중·고교 학생 100여만명의 개인정보을 유출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수원 남부경찰서는 2일 학교와 졸업앨범 제작업체로부터 학생 개인정보를 입수, 인터넷 화상강의업체 등에 팔아넘긴 이모(63)씨 등 브로커 3명과 대전의 졸업앨범 인쇄업자 황모(49)씨를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학생 100여만명의 정보가 담긴 자료를 압수했다. 이 가운데 5만여건은 일선 초등학교 교사들이 만드는 ‘아동환경실태’ 서류로 학생의 이름 생일 주소 전화번호와 보호자의 이름 직업 등 가정환경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95만여건에도 학생 이름 주소 전화번호가 인쇄돼 있다.
경찰은 브로커 이씨로부터 "서울 경기 20여개 학교 직원에게 5만원씩 주고 학생 정보를 얻었다"는 진술을 확보, 해당 학교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인쇄업자 황씨가 "수주량이 많이 쌓이다 보니 CD에 100만여명의 신상 정보가 담기게 됐다"고 진술했으나 이는 신빙성이 적다고 보고 인쇄업체끼리 학생 정보를 공유하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씨 등 외에도 3명 이상의 또 다른 브로커들이 연루된 것을 확인하고 추적 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인터넷 화상강의업체가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았는지 집으로 전화를 해 왔다"는 시민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학교 관계자들의 학생정보 거래 사실이 드러나면 모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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