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자체가 한류(韓流) 열풍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부는 문화 콘텐츠 고급 인력을 양성할 CT(Culture Technology)대학원 설치 등의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손학규 경기지사도 일산신도시 인근에 30만평 규모의 ‘한류우드(Hallyuwood)’를 조성, 차세대 세계 엔터테인먼트 메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류를 잠깐 부는 바람이 아니라 영구적인 열풍으로 정착시키려는 시도는 바람직하다. ‘겨울연가’와 ‘욘사마 열풍’으로 상징되는 한류의 경제효과는 수조원대로 추산된다. 국가 차원의 대책과 노력이 요구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들 대책을 보면 충분한 분석과 전망에 바탕을 두지 않는 졸속이라는 우려를 갖게 된다. 미국의 할리우드와 맞먹는 규모로 조성한다는 ‘한류우드’만 해도 그렇다. 들어서는 시설이라는 게 스타거리와 게임월드, 각종 연예 공연장과 호텔, 테마파크, 식당가 등 대부분 관광위락시설이다. 이런 것들을 즐기려고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올지 의문이다. 시설이 완공되는 2008년까지 한류열풍이 계속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2조원에 달하는 예산은 어디서 확보할 것인지도 막연하다.
이른바 CT대학원도 마찬가지다.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에서는 지금도 관련 인력이 대거 배출되고 있다. 인력의 문제가 아니라 효율적인 활용이 더 문제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모처럼 일어난 한류의 불씨를 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문화 콘텐츠 개발과 확산에 우선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한류가 이대로 가면 5년 안에 끝난다"는 국회 보고서가 발표된 바도 있지만 당장의 과실을 따먹기 보다는 문화산업으로 뿌리내리기 위한 지원전략이 더 절실하다. 한류라는 포장만 씌우면 관광객이 몰려올 거라는 발상은 순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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