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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이냐-개혁이냐/ 與‘本色’고민 개혁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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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이냐-개혁이냐/ 與‘本色’고민 개혁이냐

입력
2005.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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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당 정체성을 놓고 부심하고 있다. 2월 임시국회 들어 또다시 ‘개혁 대 실용’ 논쟁이 재연될 조짐이지만 누구도 현실적, 논리적 기반을 담보한 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당의 싱크 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이 최근 태스크 포스를 가동, 본격적 당 정체성 찾기에 나선 것도 이런 고민의 일단을 드러낸다.

당장 딜레마로 떠오른 것은 국가보안법 등 3대 쟁점법안 처리 문제다. 당 지도부는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겠다는 방침이지만, 3대 법안을 묻어두고 지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개혁후퇴"라며 기존 지지층의 이탈과 당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3대 법안을 전면에 내세우면 야당의 저항으로 경제 살리기 분위기가 망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지도부의 입장은 "민생과 개혁은 동전의 양면"이라는 식의 애매한 절충 뿐이다. 임채정 의장이 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민생경제에 집중하고, 사회통합에 주력하고자 한다"면서도 "개혁은 발전을 위한 동력이다"고 민생과 개혁의 양 날개론을 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당이 개혁과 실용 사이에서 확고한 원칙 없이 아슬아6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 창당 시절부터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명광 열린정책연구원 원장은 "당에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일관된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며 "치열한 내부 논쟁을 통해 당 정체성을 명확하게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당 정체성 연구’를 올 중점 과제로 정해 중도정당으로서 지향해야 할 가치와 정책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유럽의 신중도 정당, 미국의 민주당 등 선진국 중도정당에 대한 연구를 통해 우리 현실에 맞는 중도 정당의 모델을 찾아 4월 전당대회에 1차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 동안 "좌파 정당"이란 지적에는 기를 쓰며 반발했지만, "그렇다면 정체가 뭐냐"는 질문엔 입을 닫아야 했던 우리당이 이번엔 제 색깔을 찾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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