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의 도구입니다. 외국어를 배우려면 무엇보다 낯선 언어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극복하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한국말을 배울 때도 마찬가지지요."
10년째 한국에서 생활하며 한국인과 한국문화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미국 출신의 외국인 강사 스티븐 리비어(34)씨. 현재 아리랑TV의 한국어 배우기 프로그램 ‘Let’s Speak Korean’을 진행하면서 한양대에서 실용영어를 강의하는 그가 한국에 살면서 한국말을 배우는 데 애를 먹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학습 교재를 펴냈다. 제목이 ‘혼자서도 자신 있는 한국어 첫걸음 서바이벌 코리안(넥서스)’이다.
영어로 쓴 한국어 독학 교재인 이 책은 "좀 깎아주세요" 등 한국생활에 꼭 필요한 표현위주로 발음과 기본 문법사항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물론 리비어씨 자신의 체험에 바탕한 것이다. 특히 외국인의 눈으로 포착해낸, 한국인도 모르는 한국인 고유의 행동양식이나 사고방식, 언어습관을 재치 있게 풀어놓았다. 또 영어로 썼기 때문에 한국인을 위한 영어 학습 교재로도 손색이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대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한 그는 1995년 한국에 왔다. 어릴 때부터 주변에 재미동포 친구들이 많았던 그는 인하대, 세종대 등에서 실용영어 강사로 일하는 틈틈이 서울대 어학연구소, 연세대 어학당을 다니며 한국어 실력을 ‘제대로’ 쌓았다.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한국어교육 석사학위까지 받은 ‘전문가’지만 아직도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해 답답할 때가 많다고 한다.
"요즘 서울에서 ‘다방’ 찾기가 쉽지 않은데 어학당 교재를 보면 아직도 ‘다방’이란 단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또 격식체 표현을 쓰지 않는데도 격식체 문장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입장에서 이런 교육방식은 한국어 배우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 뿐입니다."
그는 현재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은 외국인들의 모임’ 회장직도 맡아 한 달에 두 번씩 서울 신당동 유락복지관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국어 강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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