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발레의 정상으로 꼽히는 모리스 베자르 발레단이 대전을 찾는다. 12, 13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대전에서만 한다.
‘20세기 발레의 혁명가’ 모리스 베자르(78)가 이끄는 이 단체는 2001년 11월 처음 우리나라에 와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때 갖고 온 작품 ‘삶을 위한 발레’는 춤과 음악, 의상, 조명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극도의 세련미로 기립박수를 받았다. 당시 베자르는 건강이 나빠 오지 못했다. 이번에늣에는 온다고 한다.
베자르를 경계로 발레의 역사는 고전과 현대로 나뉜다. 안무가로서 그는 발레를 혁신했다. 록음악을 쓰고, 튀튀(발레 치마)를 피하고, 고전발레의 특징이던 스토리텔링과 기교의 과시를 깨버렸다. 그가 이런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 1950년대만 해도 그건 고전발레의 엄격한 전통에 도전하는 저항이자 혁명이었다. 그가 구사하는 동작들은 고전발레에 뿌리를 둔 것이지만, 훨씬 자유롭고 날렵하며 섬세하다. 여자보다 남자 무용수를 부각시켜 남자 몸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것도 특징이다. 그의 작품들은 다분히 탐미적이고 철학적이다. 하지만 전혀 괴롭거나 어렵지 않고 오히려 대중적이다. 선명하고 강렬해서 더욱 인기가 있다.
베자르는 프랑스 출신이다. 아버지는 철학자였다. 무용수로 활동하던 20대 초반부터 안무를 시작했다. 여든을 바라보는 지금도 계속 작품을 만든다. 그의 발레단은 스위스 로잔에 자리잡고 있으며, 매년 세계 곳곳에서 120회 정도 공연한다.
대전에서 선보일 작품은 ‘브렐 & 바바라’(2001), ‘비엔나, 비엔나, 너만 홀로’(1982), ‘불새’(1970), ‘볼레로’(1961) 등 4편으로, 최근작부터 초기 대표작까지 고루 들어있다. ‘브렐과 바바라’는 1960~70년대를 풍미한 샹송가수 자크 브렐과 바바라에게 바치는 55분 길%6이의 대작이다. 바바라는 브렐이 만든 노래를 주로 불렀다. 유명한 샹송 ‘Ne me quitte pas’(‘떠나지 마세요’ : ‘if you go away’라는 제목의 영어 노래로도 잘 알려져 있는)가 바로 브렐과 바바라의 노래다. 나머지 세 편에는 클래식음악이 깔린다. ‘비엔나, 비엔나…’는 쇤베르크와 알반 베르크의 현대음악,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 등 비엔나 작곡가들의 음악을 쓴다. ‘불새’와 ‘볼레로’는 스트라빈스키와 라벨의 작품이다. 공연은 저녁 7시에 시작한다. (042)610-2222
오미환기자 mh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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