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기숙사 시절이었다. 당시 기숙사는 A, B동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가운데 A동 1층은 여학생 몫이었다. 대개 남녀기숙사가 분리되어 있게 마련인데 규모가 워낙 작다 보니 그렇게 운영되었다.
여학생 가운데 군계일학처럼 눈에 띄는 미인이 하나 있었다. 키도 크고 얼굴도 백옥같이 하얀 보기 드문 미인이었다. 물론 공부도 제법 했을 것이다. 이른바 미모와 지성을 함께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런 그녀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바로 혀가 유난히 짧았던 것이다. 빨리 말할 때면 도통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 들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또 한 명의 멋진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녀 또한 남부럽지 않은 미모와 학력을 자랑했다. 그런데 그녀에게도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바로 목소리였다. 어떻게 들으면 할머니 목소리를 연상케 할 정도다. 역시 하나님은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란 원래 부족하고 완벽할 수 없는 법. 그래서 겸손해야 하는가 보다. 재테크 상담을 하면서 답답할 때가 있다. 많은 의뢰자들이 ‘완벽한 상품’을 주문하기 때문이다. 금융상품에서 완벽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척도는 크게 3가지 정도다.
첫째, 수익성이다. 그래도 최소한 물가상승률에 플러스 알파는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는 것이다. 둘째는 안전성이다. 수익성이 아무리 좋아도 안전성이 떨어지면 곤란하다. 예컨대 연 100% 수익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해도 ‘쪽박’찰 가능성이 있다면 누가 투자하겠는가.
셋째, 환금성이다. 수익성과 안전성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아도 환금성이 떨어지면 생각해 볼 문제다. 장기 여유자금이라면 모를까. 하지만 대부분 서민입장이라면 이런 자금이 없거나 적을 것이다. 그래서 만기까지 끌고 가면 좋은 수익률이 예상되지만 중도해지해서 2~3% 상당의 수수료를 물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수익성 안전성 환금성 등 세 가지 요건을 고루 충족하는 상품은 아쉽게도 없다고 봐야 한다. 의뢰자들이 요구하는 ‘완벽한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적어도 셋 중 하나 정도는 약간 양보해야 한다. 그런 점을 감안해 상품을 고르고 투자하는 것이 재테크의 핵심이다. 자신의 인생계획, 위험선호도, 자금성격, 투자목표 등이 바로 그 선택의 잣대가 될 것이다.
웰시안닷컴 대표 godcareu@naver.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