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이다' 주연 문혜영/ "서른에 따낸 주인공 나만의 색깔 보여줄래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이다' 주연 문혜영/ "서른에 따낸 주인공 나만의 색깔 보여줄래요"

입력
2005.02.01 00:00
0 0

지난 달 24일 오후 서울 한 호텔에서 있었던 뮤지컬 ‘아이다’ 제작 및 캐스팅 발표회. 아이다 역 더블캐스팅으로 옥주현(25)씨와 문혜영(30)씨가 소개되자 장내는 잠시 술렁거렸다. 인기여성그룹 핑클 출신의 가수 옥주현도 의외였지만, 문혜영이라는 이름 역시 꽤 낯설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막연하게 오페라 가수를 꿈꾸었던 문씨는 명지대학교서 성악을 전공했다. 그러나 대학시절 MBC합창단 생활을 하면서 대중음악이 어우러진 무대를 접하고는 ‘정작 하고 싶었던 것이 뮤지컬 배우’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춤을 배우며 만난 친구와 함께 1998년 ‘광개토대왕’ 오디션에 지원한 것이 뮤지컬과의 첫 인연이었다. ‘광개토대왕’서 말갈 공주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 지 8년째. 문씨는 ‘명성황후’(김 상궁), ‘맘마미아’(앙상블), ‘지하철 1호선’(걸레), ‘둘리’(또치)등 화제작을 두루 거쳤지만 매번 무대의 중심보다는 주변에 서있었다.

서른 살이 되어 대형 뮤지컬 주연을 거머쥔 것에 대해 만감이 교차할 만도 한데, 독실한 크리스찬인 그는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고 싶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너무 일찍 주연을 맡았으면 이런 감격을 못 느꼈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유명 배우들이 주연을 차지해 온 관례를 깨고, 앙상블 출신으로 아이다에 발탁되어 여러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게 된 것도 기쁘게 생각합니다."

10일간 펼쳐진 비공개 오디션에 아이다 역을 지원한 배우만 110명. 7명으로 이루어진 최종 오디션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경쟁자인 유명 배우들에게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인사를 건넬 정도로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피를 말리는 상황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담담한 마음으로 지정곡을 부르고 연기를 해내자, 미국 디즈니의 연출가, 음악감독 등이 포함된 심사위원단은 "굿"을 연발했다. "처음에는 ‘이 자리까지 오느라 수고했다’는 격려의 의미로 생각했어요."

‘아이다 역은 이미 내정되어 있다’는 소문도 있어 욕심을 내지는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은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오디션을 다 마치고 만난 친구에게 했던 첫 마디가 "나 될 것만 같아"였다고. 그만큼 가슴 속 깊이 숨겨진 자신감이 있었나 보다. "올해 저에게 주어진 성경 말씀이 ‘빛을 발하라’인데 딱 그대로 된 듯해요."

15편의 출연작 중 머리를 삭발하고 출연한 ‘지하철 1호선’과 ‘명성황후’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는 문씨는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된‘맘마미아’도 소중한 작품으로 꼽았다. "이번에 암네리스 역을 맡은 배해선씨와 라다메스의 이건명씨와는 절친한 사이인데 ‘맘마미아’에 이어 무대에 같이 올라 기대가 되요."

자존심 강하고, 자유를 갈망하는 불꽃 같은 열정을 지닌 아이다를 어떻게 표현해 낼까 고민 중인 그는 "강인함과 섬세함을 아우르는 목소리로 나만의 아이다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모든 것은 자신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제 마음가짐에 따라 배역의 성격이 달라지죠. 편안하고 담대한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 제가 지닌 모든 것을 펼쳐 보이겠습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 뮤지컬 ‘아이다’는/ 제작비 120억원 투입 9개월 장기공연 계획

뮤지컬 ‘아이다’는 베르디의 동명 오페라와 마찬가지로 ‘조국이냐, 사랑이냐’라는 선택의 기로에 선 누비아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 등을 제작한 디즈니가 성인을 대상으로 만든 첫 작품이다. 팝의 거장 엘튼 존이 곡을 만들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에비타’ 등으로 유명한 팀 라이스가 작사를 담당했다. 2000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작곡, 무대 디자인, 조명디자인, 여우주연 등 토니상 4개 부문을 휩쓸었다.

신시뮤지컬컴퍼니(대표 박명성)와 CJ엔터테인먼트(대표 박동호)가 120억원을 들여 제작하는 한국판 ‘아이다’(연출 김재성)는 8월27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려 9개월간 장기공연 할 예정이다. 무대장치와 의상은 미국에서 공수해 와 디즈니 크리에이티브 팀이 무대를 꾸미며 음악도 원작의 것을 가사만 바꿔 사욜용한다. 560명이 참여한 오디션을 통해 암네리스 역은 배해선이 맡게 되며, 라다메스는 이석준 이건명이 더블캐스팅 되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