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주 호황에도 불구,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고전했던 국내 조선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올해도 수주 호황이 예상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진정세를 보이는 데다 선박 건조단가 상승 및 풍부한 수주잔량 등으로 영업환경이 호전되는 등 연초부터 쾌속 항진을 하고 있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카타르가스Ⅱ 추가 프로젝트(SSA)’에서도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의 싹쓸이가 유력하다. 이 %C프로젝트는 카타르가 총 50척의 LNG선을 발주하는 사업으로, 액수만도 100억 달러가 넘는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최근 세계 최초로 1만 TEU(20피트 컨테이너 한 개)급 컨테이너선 4척을, 현대미포조선은 독일 오펜사로부터 18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과 4300TEU급 컨테이너선 5척(11억1000만 달러)을 수주했다. 대우조선도 다음달 중 8척의 LNG선 수주가 예상되는 등 연초부터 국내 조선업체들은 ‘수주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도 1,730만톤(CGT기준)으로 2위인 일본(1,220만톤)을 500매?이상 차이로 따돌리며 2년째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수주잔량도 지난해 말 기2준으로 3,540만톤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3000만톤을 넘어섰다. 99년 말 1150만톤을 기록하며 1000만톤을 넘어선 뒤 2003년 2000만톤선을 돌파하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로 3년 정도의 일감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선박 건조 단가가 크게 상승한 것은 조선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02년말 6,300만 달러에 수주했던 30만톤 유조선의 경우 현재 1억2,000만 달러로 값이 뛰는 등 선종별로 단가가 최대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지난해 조선업계의 최대 악재였던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어느 정도 진정돼 수익성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이 달 말부터 진행될 국내 조선업체와 일본 철강업체의 후판 가격 협상에서는 당초 예상했던 톤당 700달러보다 낮은 630~650달러 선에서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2년 뒤 철강 과잉공급으로 후판 가격 등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원 달러 환율 약세로 지난해 2분기 까지는 환차손이 발생했으나 이후 원화 강세로 환차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영업환경 변화를 반영, 조선업체 주식은 26일 일제히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주식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영업 환경 변화로 올해 조선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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