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맞아 선물을 주고 받는 문제를 놓고 기업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통·식품 업체 등이 설 특수 및 내수 활성화를 겨냥, "설 선물 주고받기는 미풍양속"이라며 선물 보내기 운동까지 벌이고 있는 반면 주요 대기업들은 설 선물이 자칫 청탁성 뇌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설 선물 주고 받기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가 28일 내수 진작 등 차원에서 선물 주고 받기를 적극 제안하고 나서 주목된다.
동원F&B(대표이사 박인구)는 최근 선물 보내기 운동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설이나 명절에 정이 가득 담긴 선물을 보내고 어려운 사람과 아랫사람을 돕는 것은 미풍양속의 하나"라며 "다소 부작용이 있다 해서 선물 안주고 안받기 운동까지 벌이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회장 박용성)도 이날 전국 상공인들에게 보낸 박 회장 명의의 서한문을 통해 "지금이야말로 경제 주체들이 건전한 소비를 통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때"라면서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벌여온 선물 안주고 안받기 운동은 이점?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서로 작은 정성을 전하는 합리적 선물 문화로 거듭나야 한다"고 ‘합리적 설 선물 주고받기’를 제안했다.
직원들과 협력사에 ‘작은 정성’을 보내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LG칼텍스정유는 최근 전국 3,800개 협력업체 대리점과 주유소에 4만8,000원 상당의 농수산물 선물세트를 지급했다. 현대건설도 서산농장에서 재배한 쌀 10㎏과 마늘 잡곡 각 1.5㎏을 직원들에게 설 선물로 지급할 예정이고 신세계도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직원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반면 주요 대기업은 윤리경영 확립 차원에서 설 선물 주고 받기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B삼성그룹 LG그룹 등은 오래 전부터 명절 선물을 금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직무와 관련해 받는 모든 선물을 금하고 부당한 선물 신고센터와 신고자 포상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선물 안주고 안받기 운동을 가장 먼저 시작한 포스코와 KT는 올해도 캠페인을 계속한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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