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의 설계자’로 불려온 더글라스 페이스(53·사진)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올 여름 사임한다고 미 국방부가 26일(현지시간) 발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페이스 차관은 도널드 럼스펠드 장관, 폴 월포위츠 부장관과 함께 미 국방부의 ‘네오콘(신보수주의) 3인방’으로 통했으며, 이라크 전쟁계획 입안을 주도한 국방부 특별계획처(GSP)를 실질적으로 감독해왔다. 페이스 차관은 특히 주한미군을 포함한 해외주둔 미군 재편성을 총괄해왔기 때문에 그의 퇴임이 한미동맹 협상 등에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미 국방부는 페이스 차관의 퇴임이 업무상 문제가 아니며 순전히 ‘일신상의 이유’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갑작스러운 사임 표명의 이면에는 이라크 정책의 실패에 대한 문책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라크 사태가 진전기미를 보이지 않자 네오콘 사이에서 분열과 갈등 양상이 나타났고 이 과정에서 페이스 차관이 일종의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유대인인 페이스 차관은 그 동안 이란 공격을 염두에 두고 이스라엘군 기획통들과 접촉해오는 등 네오콘 중에서도 강성 이미지를 %B대변해왔다. 일각에서는 그의 퇴임이 네오콘 내부 혹은 부시 대통령의 ‘이란 공격 숨 고르기’의 의미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페이스 차관의 퇴임으로 한국 정부와의 실무협의를 담당하는 리처드 롤리스 부차관보의 영향력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페이스 차관은 조지타운대 법학박사 출신으로 1981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스태프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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