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 억제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기능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암 진단과 치료에 새 장을 열었다.
서울대 약대 김성훈(48·사진) 교수팀은 27일 그동안 기능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단백질 p18이 핵 안에서 손상된 DNA를 수선함으로써 암 발생을 막는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논문은 미국에서 발행되는 과학저널 ‘셀’ 27일자에 게재됐다.
김 박사팀은 p18 유전자의 기능을 없앤 실험용 쥐를 관찰한 결과, 수정 후 수일 내에 배아가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알아?%C쨈?. 이는 p18이 세포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함을 의미한다. p18의 기능을 낮춘 쥐는 정상적인 모습으로 태어나 자라지만, 나이가 들면서 간암 유방암 폐암 등 다양한 종류의 암에 쉽게 걸렸다. 또 백혈병 환자의 약 30%, 간암은 50% 정도가 p18 기능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p18의 기능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이 유전자가 스트레스나 자외선 등으로 손상된 세포의 핵 안으로 들어가 이를 수선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망가진 유전자가 그대로 있으면 비정상적인 세포가 계속 자라 암으로 발전한다. 김 박사팀은 또 p18이 다른 항암 유전자 p53의 기능을 조절0暉求? ATM 및 ATR 효소와 깊이 관여함으로써 암의 발생 과정과 치료 방법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p53은 ‘유전자의 수호신’이라 불리는 대표적인 항암 유전자로 1993년 발견됐다.
김 박사는 "암은 발암 유전자와 이들을 억제하는 유전자 사이의 균형이 깨질 때 발생한다"며 "새로운 암 억제 유전자의 발견은 암 예방과 진단, 치료제 개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암 세포를 죽이는데 주력했던 이전의 항암제는 일반 세포에도 강한 독성을 나타내는 게 단점"이라며 "유전자 기능을 조절하는 항암제가 개발되면 부작용을 크게 줄?0?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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