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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적발 ‘제이크’ 핸들러/ 인천공항세관 황운용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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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적발 ‘제이크’ 핸들러/ 인천공항세관 황운용씨

입력
2005.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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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이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마약탐지견 제이크입니다. 영국에서 들여올 때는 500만 원 정도 했지만 이제는 값을 따질 수 없는 보배입니다. 갈색 눈이 특히 예쁜데다 똘망똘망하게 잘 생겼지요? 5살이니까 사람으로 치면 30대 전성기이지요. 사람이나 똑같아요. 이 녀석도 칭찬하면 더 열심히 잘하지요."

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5동 서울국제우체국. 항공우편으로 들어온 모든 해외 우편물이 이곳을 거쳐 전국에 배달된다. 2층 작업장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에서 쏟아져 나오는 각종 국제특급화물 더미 속을 늘씬한 견공 하나가 헤집고 다닌다. 또렷한 표정으로 뭔가를 쏘아본다.

이 개를 지휘하는 사람(핸들러)은 인천공항세관에서 파견 나온 마약탐지요원 황운용(38)씨. 경력 9년의 베테랑 핸들러다. "인천공항 마약탐지견들은 지난해 마약류 25건을 적발해 2003년도 17건을 41%나 초과하는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액수로 치면 6억2,800만 원어치를 개들이 잡아낸 것이지요. 이 중 제이크가 7건으로 1위였습니다. 올해만 해도 벌써 지난 주에 태국산 된장 속에서 마약 야바 18정을 찾아냈지요."

황씨가 제이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연히 군견병으로 뽑힌 것이 이제는 천직이 됐다. 경기 문산 최전방에서 근무하던 그는 경계병 키스와 3년간 고락을 함께 했다. 기합 받을 때는 키스를 안고 연병장을 수십 바퀴씩 돌았다.

제대 후 소방관으로 3년간 일했지만 웬지 허전했다. 개 때문이었다. 결국 1996년 관세청 탐지견 핸들러 공채에 응시해 10 대 1이 넘는 경쟁을 뚫고 합격했다. 99년에는 오산 미군기지에서 열린 한·미 합동 탐지견 경연 대회에서 폭발물탐지견 모모와 함께 1등을 하기도 했다.

마약탐지견 훈련 과정은 별로 복잡하지 않다. 물기 좋아하는 개의 습성을 이용해 더미(타월 뭉치)를 들고 함께 놀아준 뒤 나중에 타월에 냄새를 묻혀 마약 종류별로 적응시키는 것이다.

래브라돌 리트리버종인 제이크와 일한 지 어느덧 4년. 이제는 서로 눈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훤하다고 한다. "녀석의 후각 탐지 능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항문이나 성기 등 아무리 은밀한 곳에 숨겨도 녀석의 코를 피할 수 없지요.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마약탐지견이 범죄조직의 살해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국민소득 1만 달러 이상인 나라 가운데 한국이 아직도 마약청정국가인 데에는 제이크 같은 개들의 활약이 큽니다. 작년에는 미국 서커스단원이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다 대마초 소지로 걸렸습니다. 걸린 것은 한국에서 처음이라며 개들이 대단하다고 하더군요."

제이크와 마약을 처음 적발한 것은 2001년이었다. "마약 잡는 날은 확실히 느낌이 달라요. 개줄을 잡는 손맛이 틀리다고나 할까요. 월척을 건지기 전 느낌과 비슷합니다. 올해엔 녀석이 큰 건 하나 낚을 겁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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