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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을유년 이 사람] (17) 박진 한나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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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을유년 이 사람] (17) 박진 한나라당 의원

입력
2005.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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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 아저씨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주말이면 스쿠터를 타고 지역구인 서울 종로 구석구석을 누빈다. 아이들은 신나서 스쿠터 뒤꽁무니를 따라 달리고, 몸무게가 90kg에 가까운 박 의원이 50cc 짜리 스쿠터를 탄 모양새가 우스워 어르신들은 배꼽을 잡는다. 박 의원은 "언제 어디든 달려가 일하는 국회의원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경직된 권위주의적 수구보수, 재미 없고 낡은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씻는 데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외무고시(11기) 출신의 박 의원은 당의 대표적 외교 안보 통이다. 세계 보수정당의 모임인 국제민주연합(IDU) 부의장과 당 국제위원장을 맡아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과 중국 당국의 한나라당 의원 회견방해 사건, 북핵 사태 등 국제적 현안 해결에 앞장을 서고 있다. 지난해 7월엔 김선일씨 피살사건 현지조사를 위해 이라크에 가느라 당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포기했다.

박 의원은 평소 "한반도의 비전은 돌고래 전략에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고래(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여 새우 등 터지는 비극(분단)까지 맞았지만, 이제는 영리하고 역동적인 돌고래로 변신해 고래들과 생산적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요지다. 미국의 부시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북핵 문제가 중대 고비를 맞게 될 올해 그는 더욱 바빠질 것이다.

재선의 박 의원은 자신이 큰 꿈을 꾸고 있음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차기 또는 차차기 대권 도전 여부를 물을 때마다 "당의 집권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고 말한다. "속마음을 너무 빨리 드러내는 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주변의 고언도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다. 박 의원은 "지난해 3월 탄핵역풍 속에서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전당대회 대표경선에 깜짝 출마한 것도 당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듯 대권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물론 박 의원은 당내 기반이나 지명도에서 선두그룹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2002년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정치 역량을 검증 받을 기회도 적었다. 박 의원은 그러나 "새 바람을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는 게 나의 장점"이라며 "집권을 위해선 지금 진열장에 내놓은 상품과 더불어 신선한 신상품이 많이 비축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진 정당으로 변모해 집권비전을 가지려면 국제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라며 "우물 안 개구리식 정쟁에 지친 국민이 세계화의 흐름에 맞는 지도자를 필요로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자신을 ‘세일즈’했다.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당내 3룡의 각축 속에 소룡(小龍)의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는 게 올해 그의 목표로 보였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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