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연금보험인 속칭 ‘백수보험’ 가입자 360명이 24일 삼성 교보 대한 금호 흥국 알리안츠 등 6개 생명보험사들을 상대로 보험배당금 지급을 위한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백수보험피해자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해 4월 제기된 1차 공동소송에 참여하지 못한 피해자들이 소송에 합류해 확정배당금 지급청구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1차 소송자를 포함해 백수보험 공동소송자수는 모두 663명으로 늘어났으며 이들이 요구하는 보험배당금 규모는 총 102억원에 달하게 됐다.
백수보험은 1980년대초 동방생명(현 삼성생명) 대한교육보험(현 교보) 대한생명 동해생명(현 금호생명) 흥국생명 제일생명(현 알리안츠생명) 등이 판매한 노후대비용 연금상품.
당시 보험사들은 월 3만~4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일정기간 내면 55세부터 예정이율 연 12.5%를 보장해주고, 당시 정기예금금리(연 25%)와 차이에 해당하는 13%는 확정배당금 형태로 지급한다고 광고하면서 가입자들을 집중 유치했다.
그러나 시중금리가 계속 하락, 예정이율과 차이가 없어지고 오히려 예정이율 밑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되자 보험사들은 배당금 지급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계약자들과 보험사간 분쟁이 끊이질 않았으며 결국 지난해에는 계약자 303명이 보험사들을 상대로 확정배당금 지급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양측의 입장은 아주 팽팽하다. 보험사 관계자는 "당시 보험안내장 등에는 ‘금리변동시 지급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며 "예정이율과 시장금리의 차이가 없어진 만큼 보험사로선 배당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수보험 가입자들은 "시장금리가 떨어져 배당금을 못 준다면 애초 확정배당금이란 표현을 쓰지 말았어야 했다"며 "확정배당금이라고 선전해놓고 이제 와서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명백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보험사들은 상품판매윤리나 소비자보호 개념 없이 보험만 팔았던 셈이고, 계약자 역시 상품설계나 약관 하나하나를 상세히 뜯어보지 않은 결과다. 아울러 당시는 보험상품설계나 명칭도 사실상 정부(재무부) 승인사항이었기 때문에, 확정배당지급을 인가한 정부 역시 책임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시작된 공동소송 이전 몇몇 백수보험 가입자들이 개별적으로 소송을 낸 적이 있지만, 당시 안내장에 명시된 ‘금리변동시 지급액 변동가능’이란 표현 때문에 대부분 보험사들이 승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개별 소송에서 계약자가 승소한 사례도 있어 이번 공동소송에서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는 예단키 어렵다.
백수보험 가입자들은 전국적으로 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