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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다룬 영화 '그때 그 사람들' 시사회/ 朴 前대통령 사생활 희화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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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다룬 영화 '그때 그 사람들' 시사회/ 朴 前대통령 사생활 희화화 '논란'

입력
2005.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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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사태를 소재로 해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영화 ‘그때 그 사람들’(감독 임상수)이 예상대로 민감한 정치적 사건과 인물 묘사를 담고 있어 상당한 정치 사회적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제작사인 MK 픽처스는 2월3일 개봉을 앞두고 24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시사회를 통해 ‘그때 그 사람들’을 공개했다. 영화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실명처리 되지는 않았으나 마지막 부분에서 그의 실제 음성과 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모습이 나온다.

우선 영화에는 ‘친일매도’ 논란으로 삭제가 예상됐던 장면들이 그대로 포함돼 있다. 박 전 대통령(송재호)이 "엔카를 잘 부르는 애를 불러라"고 지시하고, 궁정동 만찬에 초대된 가수가 엔카를 부르자 참석자들이 감동하는 장면, 주인공들이 일본어로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박 전 대통령이 만주군관학교 시절을 회고하며 즐거워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백윤식)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총을 겨누며 그의 일본 이름 "다카키 마사오"로 부른다

박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씨가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문제 삼은 ‘문란한 사생활’ 묘사도 논란이 될만한 대목. 중정 요원 박선호를 암시하는 주과장(한석규)은 박 전 대통령의 채홍사로 등장하고, 만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술에 취해 초청 여대생에게 기댄 채 몸을 쓰다듬는 모습이 묘사됐다. 또 영화 초반 대통령의 성생활을 암시하며 "그 어른 참 대단하세요"라는 대사도 나온다.

영화는 외견상 정치 얘기를 정색하고 다루기 보다는 시대 전반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임상수 감독은 시사회에서 "당시 영문도 모르고 사형집행 된 이들에 대한 진혼가일 뿐"이라고 정치적 고려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이날 시사회는 상영저지 시도를 우려해 철통같은 보안 속에 진행됐다. 상영관 입구에 설치된 10여 대의 보안 검색대를 통해 초청된 이들만 입장이 허용됐으며, 보안검색요원 50여명이 상영시간 내내 영화관 곳곳을 지켰다. ‘새로운 물결 21’ 소속이라고 밝힌 한 시민이 상영관 입구에서 ‘표현 자유 남발하는 영화사는 각성하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시사회에는 열린우리당의 배기선 이목희 정청래 우상호 김교흥 의원, 한나라당의 이계진 한선교 의원, 민주당 손봉숙 의원, 민주노동당의 천영세 의원과 김혜경 대표 등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계진 의원은 "우리 시대 대통령의 얘기, 박근혜 대표의 가족사 등을 너무 희화화한 것 같다"면서 "영화가 끝난 뒤 관객의 불과 10분의 1 정도만 박수를 친 것이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것 아니냐"고 씁쓸해 했다. 반면 배기선 의원은 "감독이 정치적인 고려를 너무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해 다른 각도에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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