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20일 워싱턴의 으슥한 곳에서는 한번도 노출되지 않은 특수부대가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은 2001년 9·11 이후 테러 대응 및 대통령 유고 시 승계에 대한 새 극비 작전 ‘파워 가이저’(Power Geyser)와 ‘트리탑’(Treetop)을 수행했다.
미국이 2차 대전 이후 수행했거나 진행 중인 3,000여 작전 및 전쟁계획의 암호명(코드네임)과 내용이 22일 공개됐다. 코드네임은 계획의 정체를 숨기기 위한 암호 또는 별칭으로, 예를 들어 미군의 한반도 전쟁 계획인 ‘작전계획(OPLAN) 5027’의 코드네임은 ‘경계병’(Vigilant Warrior)이다.
미국의 군사전문 저널리스트 윌리엄 아킨은 25일 발간될 자신의 저서 ‘코드네임’에서 미국의 극비 대만 방어 전쟁 계획인 ‘ProjectⅠ9’등 비공개 전쟁계획, 9·11 이후 중동 및 중앙아시아에서 실시된 군사력 전개 작전명 및 기지 수, 정보전 암호명 등을 폭로했다. 진행형인 몇몇 극도로 민감한 작전을 제외하면 미국의 거의 모든 비밀 작전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취임식때 투입된 부대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배닝의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소속이며,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오사마 빈 라덴 체포 작전(코드네임 Gray Fox)을 펼치는 부대와 편제가 같다. 모두 9·11 이후 미국 내 테러와 맞서기 위한 비정규 특수임무 유닛의 필요성을 강조한 위기대응계획 ‘JCS Conplan 0300-97’에 의해 탄생했다.
이밖에 미군의 테러전 정보는 9·11 이후 ‘대안·보충 통제수단’(ACCMs) 항목에 취합되며, 딕 체니가 9·11 당시 피신한 메릴랜드주 사빌라스빌 화강암 산에 있는 동굴은 ‘R지역’(Site R)으로 불린다. 인간추리력을 대체할 센서 개발 계획(코드네임 Thirsty Saber) 등 미군의 과학개발 작전명도 공개됐다.
아킨은 2002년 미군의 비밀문건인 핵태세검토보고서(NPR)를 처음 폭로했고, 지난해 4월에는 부시 대통령이 2002년 8월 서명한 ‘위기대응계획지침(Contingency Planning Guidance)에 따라 기존의 ‘윈윈(Win-Win)’전략을 대체한 소위 ‘1-4-2-1전략’의 존재를 처음 기사화하기도 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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