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의 자존심을 걸고 번듯한 여성복 브랜드 하나쯤은 키워낼 생각이다."
LG상사 패션&어패럴부문 대표 이수호(61·사진) 부회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올 7월 캐주얼 헤지스의 여성 라인(브랜드) 출시에 이어 내년에 본격 여성정장 브랜드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LG패션은 이미 여성복 데코 출신의 김순영 상무를 영입하고 시장 조사에 착수했다.
숙녀복 사업은 대기업이 성공하기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이 같은 구상은 이 부회장의 조직혁신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한다. 1997년 ‘수익을 못 내겠거든 6개월 내 패션사업을 접으라’는 특명을 받고 LG패션 사장으로 부임한 이 부회장은 손익·예산관리 권한을 과장급에 맡기고, 개인에 따라 300~2,500%씩 연말보너스 차이가 나는 혁신적인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과장1년차와 7년차 기본급이 똑같자 반발도 없지 않았지만 외환위기가 닥치며 그대로 수용됐다.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그의 말처럼 실무 중심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자리잡으며 LG패션의 영업이익률은 12%대로 치솟았다. 지난해 매출은 8,300억원(소비자가)으로 의류업계의 극심한 침체에도 0.3% 신장한 것으로 예상됐다. 이 부회장은 "외형은 제일모직보다 뒤 처지나 수익률로는 우리가 업계 1위"라며 "우리의 경쟁상대는 국내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LG패션은 올해 닥스 아동복 사업 진출을 검토중이며, 마에스트로는 지난해보다 20% 신장한 1,200억원, 헤지스는 지난해보다 40% 성장한 550억원대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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