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주식 시장은 ‘차별화’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거래소와 코스닥, 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가 서로 다른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 대한 해석의 차이 때문이다. 실적 시즌의 중반에 들어선 미국 증시가 전분기 실적보다는 향후 전망에 대한 부담을 노출한 반면, 우리 증시의 경우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이후 안도랠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월말 경제지표 발표와 주요 이벤트를 앞둔 금주 증시는 지난 주와는 다소 다른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해외증시의 안정 여부이다. 미국 증시의 경우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S&P500 등 대표 지수들이 기술적 지지선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주중 발표될 내구재 주문과 소비자 신뢰지수 등 경제지표를 통해 善섯?탈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국인들의 태도변화도 관건이다. 삼성전자 실적발표 이후 집중된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의 매수세가 일단락되고 미 증시의 약세 기조 등으로 지난 주 외국인은 사흘 내리 팔자 우위를 기록했다. 물론 해외 뮤추얼펀드 동향 등을 종합할 때 아직 유동성 흐름의 변화가 포착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당장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이탈을 예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최근 외국인 매매는 1월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 2월 1~2일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2월 4~5일 G7회담 등 빅 이벤트를 앞둔 관망세 정도로 이해된다.
코스닥시장의 차별적 상승세 역시 한 차례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주 코스닥 시황은 각종 테마의 무차별적인 동반 강세와 기술적 과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정보기술(IT) 분야의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과 정부의 벤처산업 육성 의지 등을 고려할 때 추가상승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재료와 모멘텀에 의한 시장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실적과 수급측면에서 검증을 받은 외국인 및 기관 선호 우량주 위주로 종목 재편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금주 증시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장세가 예상된다. 다만, 지수 900선에 대한 단기 신뢰도는 높아 보인다.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내부 수급이 하락을 제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정을 이용한 저가매수 전략은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턴어라운드주, 정부정책 수혜주, 코스닥 우량 기술주 중심의 순환매를 활용하는 대응이 요구된다.
이강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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