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검사의 아들인 A군의 답안지를 대신 작성한 서울 B고 교사 오모(41)씨가 A군 편입서류를 두 차례나 직접 전입학 배정담당 교사에게 제출하며 A군을 자신의 학급으로 배정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오씨와 A군의 학부모와의 유착 관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B고 전입학 배정담당 교사는 21일 "오씨가 지난해 3월 학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A군의 편입 관련 서류를 배정담당 교사인 나에게 직접 제출했다가 서류가 미비해 반환됐다"며 "오씨는 지난해 A군이 편입하던 날 다시 A군의 편입 서류를 갖고 와서 다시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씨가 서류를 제출하면서 A군을 자기 반으로 배정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A군의 B고 편입 전부터 오씨와 A군의 학부모가 알고 지냈고, A군의 내신 관리 등을 위해 A군 가족이 오씨가 근무하는 B교 인근으로 위장전입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씨는 이에 대해 "당시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임모 교사 자제의 전학서류를 직접 제출한 적은 있지만 A군의 서류는 내가 제출하지 않았으며, A군의 아버지를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오씨는 또 A군의 어머니가 아니라 부장검사인 아버지를 통해 송사에 관한 법률 자문을 10여차례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오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4월 인천의 7층 건물을 구입해 리모델링을 하는 데 공사비 7억원 중 3억여원을 사기당하고, 세입자들과의 문제 등 송사가 많았다"며 "소송 중 문제가 생길 경우 A군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통해 자문을 받았는데 전화 통화를 10여차례 가량 했다"고 말했다.
한편 아들 담임교사의 시험답안 대리작성과 위장전입 등으로 물의를 빚은 A검사는 21일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A검사가 오늘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표를 제출했으며 수리 여부는 조만간 결정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검 감찰부(고영주 부장)는 이날 A검사에 대해 감찰조사에 착수했으나 A검사가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사실상의 감찰조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박상진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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