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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교수 비리 감싸는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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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교수 비리 감싸는 대학

입력
2005.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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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연구비는 교수들의 사생활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관여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에겐 공개할 의무가 없습니다. 정 알고 싶으면 해당 교수들에게 직접 물어보시죠." 19일 연세대학교 연구처. 외부 연구비를 착복해 대학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연세대 독문과 사태’의 장본인인 비리 교수들의 교내연구비 내역 공개를 거부하는 이유를 묻자 담당자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독문과 사태’가 터진 지 1년이 지났다. 그 사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던 독문과 교수들은 외부연구비 착복 혐의가 드러나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 뿐이 아니다. 아직 교수 임용, 교내 연구비 유용 등 2가지 의혹은 진실규명조차 안된 상태다. 이 때문에 학생회 등 교내 단체들은 연초부터 ‘국민감사 청구’ ‘행정심판위원회 제소’ 등을 거론하며 정보공개를 꺼리는 학교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측은 법원에서 벌금형을 받은 교수들에 대해 정직 2개월, 견책, 구두경고 등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등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다.

연세대측은 교내 연구비 유용 문제에 대해 "검찰에 자료를 제공했기 때문에 그 쪽에서 알아서 했어야 할 일"이라고 발뺌했다. 이 때문인지 비리 교수들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오히려 당당한 입장이다. 이렇게 되자 학생들은 "비리 교수들을 감싸고 도는 대학이 부끄럽다. 무슨 낯으로 후학들을 가르치려 하느냐"며 한탄하고 있다.

교내 연구비는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충당되는 것으로 교수들의 쌈짓돈이 아니다. 진리 추구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 돈의 악취가 풍겨서는 안 된다. 학교측은 이제라도 정보를 공개하고 의혹 규명에 나서야 한다.

안형영 사회부 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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