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를 ‘비하하고 자학하는’ 경향이 교육현장에 빠른 속도로 번져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최근 결성한 ‘교과서포럼’이 25일 창립식 및 창립기념 심포지엄을 연다. 박효종 이영훈 서울대 교수와 차상철 충남대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전상인 한림대 교수가 운영위원장을 맡은 교과서포럼은 이날 현행 검인정 교과서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지적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릴 심포지엄 주제는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이대로 좋은가’이다. ‘어떠한 이념적 편향이나 정파적 이해도 배격한 채 오직 정확한 사실과 공정한 사관만을 추구’하겠다는 이번 심포지엄은 교과서포럼이 주최하고, 북한민주화포럼, 자유주의연대가 주관한다. 후원단체로 교육공동체시민연합, 기독교사회책임,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초·중·고등학교 교장협의회,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국사학법인연합회가 참여했다.
주제발표 논문은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과정’ ‘북한 역사 전개과정과 남북 관계’ ‘한국의 경제발전과 산업화’ ‘한국의 정치발전과 민주화’ 등 모두 4편. ‘금성출판사’ ‘천재교육’ ‘대한교과서’ ‘중앙교육진흥연구소’ ‘두산’ ‘법문사’에서 발행한 현행 검인정 교과서 6종에 대한 비판적인 검토를 목적으로 했다.
첫 발표자로 교과서의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과정’ 대목을 살핀 전상인 교수는 현행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는 "많은 사실 오류와 이념의 편향을 발견할 수 있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국사 교과서로 과연 적절한 것인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고 주장한다.
전 교수는 예를 들어 "근·현대사 교과서는 한결같이 광복 전후에 건국을 준비한 활동주체로 임시정부, 조선독립동맹, 건국동맹을 꼽고 있다"며 "이러한 선정은 우선 임정 하나만 우익계열이고 나머지 둘은 사회주의 계열이며, 후일 한국민주당으로 발족하는 국내 보수우파 세력을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런 내용을 "친일세력의 건국 참여자격을 원초적으로 거부하려는 의도의 산물"로 이해하면서 나아가 "이승만의 독립운동과 그의 건국 노력이 깡그리 무시되고 있는 점은 특히 문제"라고 주장한다.
‘경제성장과 산업화’ 서술을 검토한 이대근 성균관대 교수는 현행 교과서는 "어느 경우든 집필자의 사물을 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며 "광복 직후의 경제적 난관이나 1950년대의 경제복구과정, 60년대 이후의 경제성장과정에 이르기까지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공정한 기술을 하지 않고, 필자의 이념적 입장이나 선입견에 의해 심히 주관적인 판단과 해설을 감행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또 "모든 교과서가 하나같이 ‘경제성장과 자본주의 발전’이란 항목을 설정해 마치 자본주의 발전을 경제문제로 다루어야 하는 것처럼 하고 있는 점이나, 중화학공업화가 결과적으로 재벌의 성장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마땅히 비판 받아야 하는 것처럼 부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밖에 신지호 서강대 겸임교수(자유주의연대 대표)가 ‘북한 역사 전개과정과 남북관계’를, 김일영 성균관대 교수가 ‘한국의 정치발전과 민주화’를 발표한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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