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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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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입력
2005.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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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산 정상을 정복하듯 인생의 목표에 도달하려고 고달프게 살아간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목표를 반드시 세워야 하는 줄로 믿는다. 그러나 삶의 목표가 뚜렷한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부분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른 채 살아가는 건 아닌가. 그걸 모르고 내 삶만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고 있는 건 아닌가.

"인생은 정상이나 종점이 없는 사막을 닮았다"는 스티브 도나휴(49)의 말에 솔깃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의 저서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은 성공한 인생보다는 슬기로운 삶의 길을 알려주는 지침서다. 캐나다에서 인기있는 경영 컨설턴트이자 연사인 도나휴는 사막 한복판에서 포장도로가 끝나버린 것 같은 막막한 시기를 거쳤다고 고백한다. 한때 코미디언을 꿈꾸다 여러 직업을 전전했고 이혼도 했다. 다행히 그는 인생이 정상을 목표로 하는 등산이 아니라 끝을 알 수 없는 사막을 건너는 것과 닮았음을 깨달았다.

도나휴는 책에서 20대에 한 사하라사막 여행으로 기억을 되돌렸다. 1977년 유럽 여행 도중에 추위가 매서운 파리의 겨울에 질려 모래사막 사하라의 한가운데에 스스로를 내던졌다. 그때 도나휴의 머리 속에는 태양이 작열하는 서아프리카 해변으로 가야겠다는 것 외에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끊임없이 지형이 변하는 사막에선 지도가 쓸모 없듯 그가 믿고 있던 삶의 방식 또한 쓸모 없는 경우가 많았다. 알제리 인살라에서 도로가 끊기며 타고 가던 차가 모래늪에 빠졌을 때다. 속도를 높일수록 차는 더 깊숙이 처박혔다. 타이어의 바람을 빼고서야 차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나휴는 출판제안서의 문제점을 찾지 못하고 혼자 애를 먹다가 자존심을 굽히고 전처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례를 들며 살아가는 동안 자존심의 공기를 빼야 할 경우가 있을 거라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사막 여행의 고독에 사로잡힐 여유는 없다. 저자가 컨설턴트로서 일한 사례를 적절히 끼워넣으며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는 실용적 목적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도나휴는 ▦지도보다는 방향을 가르쳐주는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가라 ▦오아시스를 만날 때마다 쉬어가라 ▦정체에 빠지면 자신만만한 자아에서 공기를 빼라 ▦고독한 여행이지만 필요할 때는 도움을 요청해라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안전한 캠프에서 한 걸음 벗어나라 ▦열정을 가로막는 국경에서 멈추지 말라는 사막 여행의 6가지 법칙을 기억할 것을 요구한다. 직업을 바꾸거나 질병에 걸리거나 결혼 혹은 이혼을 하는 등 중대한 변화의 시기에 특히 이 법칙의 쓸모가 클 것이라고 강조한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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