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학산업의 산 증인인 성재갑(67·사진) LG석유화학 회장이 42년 동안 근무해온 LG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20일 LG그룹에 따르면 성 회장은 앞으로 LG석유화학 고문을 맡아 후진 양성과 선배 경영자로서 조언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성 회장은 1963년 부산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입사한 뒤 78년 ㈜럭키 이사를 거쳐 럭키석유화학(현 LG석유화학) 사장, LG화학 대표이사, LG CI 대표이사, LG석유화학 회장 등을 지낸 LG그룹의 대표적인 전문 경영인이다. 그는 70년대 가공산업 중심이던 국내 화학산업을 석유화학 원료산업으로 발전시키고, 80년대에는 생명과학, 90년대에는 정보전자소재(2차전지 등) 분야로까지 영역을 넓히는 등 화학산업의 미래를 개척해 온 한국 화학업계의 산 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2001년 기업분할 등 조직 혁신을 주도하면서 지금의 LG석유화학,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등 보다 전문화하고 집중화한 화학기업을 이끌어 냈다.
성 회장이 미국 암스트롱사에서 바닥재 제조 기술을 들여오려다 거절당하자 2년여의 연구 끝에 건물용 바닥 장식재 ‘럭스트롱’을 독자 개발, 적자 사업부를 흑자로 탈바꿈시킨 일화는 LG에서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럭키석유화학 사장 시절인 89년에는 개펄이었던 여수 바닷가(현 용성단지)에 캠프를 설치하고 인부들과 숙식을 함께 하며 당초 계획보다 1년6개월 앞당겨 공장을 완공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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