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톱10’의 호강을 누렸던 국내 프로야구 고액 연봉자들이 올들어 수난(?)을 겪고 있다. 몸값을 못했다는 부담과 비난에 못 이겨 사상 최대 연봉 삭감의 불명예를 감수하는가 하면 팀을 떠나거나 아예 유니폼을 벗었다.
삼성은 20일 해외진출을 포기하고 백기투항을 한 임창용(29)과 계약금 8억원에 연봉은 지난해와 같은 5억원 등 2년간 총 18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 심정수의 4년간 최대 60억원과 박진만의 4년간 39억원과 비교하면 기간과 액수에서 큰 차이가 난다. 10승이 넘어설 때는 1승 당 1,000만원(세이브와 홀드는 2개를 묶어 1승으로 환산)의 플러스옵션이 그나마 위안거리. 하지만 자칫 10승에 못 미치면 연봉의 40%인 2억원을 토해내야 하는 마이너스옵션의 부담이 만만찮다.
임창용을 끝으로 계약을 마무리한 지난해 연봉 10걸의 몸값 기상도는 자유계약선수(FA)의 프리미엄을 안고 연봉 1위에 등극한 심정수를 제외하면 온통 먹구름이다.
현대 정민태는 19일 1억8,500만원이나 깎인 5억5,500만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1년만에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 연봉자의 영예를 반납했다. 이와 함께 기아 이종범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연봉 삭감의 쓴맛을 맛봐야 했고, 4억원 연봉시대를 열었던 한화 정민철은 연봉이 1억원이나 쪼그라들면서 톱10 밖으로 밀려났다.
그래도 이들은 지난해 6월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던 이상훈(SK)과 트레이드와 연봉 삭감의 이중파고에 휩쓸린 SK 박재홍을 돌이켜보며 위안을 삼고 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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