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근래 투쟁방식의 온건화 움직임을 보여 온 양 노총이 변화의 발걸음을 한발 더 내딛은 것이다.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은 SBS 방송의 좌담회를 통해 산하 사업장별로 시간외 근무를 줄이는 방식으로 일자리 나누기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정규직이 손실을 감수하면 8만여명의 신규고용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도 교대근무방식 개선으로 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 고용을 늘리는 방안을 올 주요 역점사업으로 제시했다.
산업자동화와 정보통신혁명 등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 속에 양 노총의 이 같은 대안은 매우 실효성 있게 들린다. 최근 ‘2005 희망제안’ 대표자들도 지적했듯이, 장기불황을 이겨 내기 위해 일자리 만들기는 국정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또한 노동자의 과로를 방지하고 삶의 질을 높여 가기 위해서도 양 노총의 일자리 나누기 대안은 환영하고 평가할 만하다.
불황 속에서 저임금과 신분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자에 비할 때 정규직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양 노총의 끈질긴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의 처우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노동부가 지난해 공공·민간부문 사업장 2,331개소에 대한 비정규직 예방점검 결과 57%가 임금체불, 근로시간·휴일·휴가 미준수 등으로 적발되었다.
노동계의 제안 못지않게 정부와 재계도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화답해야 한다. 정부는 기능정지 상태에 있는 노사정위원회의 정상화를 서둘러야 한다. 또한 재계는 국민이 지나치게 위축된 소비심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적극적 경영으로 투자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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