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상(隊商)인 마방(馬幇) 상인들은 2,000년 전부터 차와 소금을 소와 말에 싣고 중국 윈난(雲南)성 샹그릴라에서 네팔, 미얀마, 인도에 이르는 무역로를 왕래했다. 두 명이 동시에 지나가는 것조차 불가능한, 그 험한 길이 바로 실크로드와 더불어 중국 대륙과 유럽을 이어준 ‘차마고도’(茶馬古道)다. ‘차마고도’는 한족(漢族), 바이족(白族), 장족(藏族) 등의 서로 다른 문화가 어우러지고 교류하며, 종교가 전래됐던 문명 루트였다.
‘KBS스페셜’은 22일 오후 8시 ‘차마고도’의 주요 교역품이었던 소금 생산지인 티베트의 옌징(鹽井) 마을과 그곳에 지금도 남아있는 마방 상인들의 흔적을 담은 HD 다큐멘터리 ‘티베트 소금 계곡의 마지막 마방’(사진)을 방송한다. 티베트 고원 동부, 메콩강 살윈강 양쯔강 등 3개 대하가 흐르는 협곡에 위치한 옌징 마을은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일본 NHK 등이 모두 허가를 받지 못해 촬영에 실패한 곳. 제작진은 외국인 출입을 통제하는 중국 당국을 설득하는데 수개월을 소요했고, 2003년 12월부터 11개월간 6차례 방문해 촬영했다.
옌징에서는 협곡에 소금우물을 파고 절벽에 나무기둥을 대어 염지를 만드는 등 수 천년 이어온 방식 그대로 소금을 생산한다. 그러나 최근 길이 닦이고 차가 들어오면서 마방의 전통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어쩌면 이 다큐멘터리가 그들에 대한 마지막 기록이 될지도 모른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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