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기업 실적과는 무관하게 일부 테마주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이제는 옥석을 가릴 때가 됐다는 신중론이 잇따르고 있다.
19일 거래소시장의 완연한 관망세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은 각종 테마주의 강세 속에 무려 149개 상한가 종목을 쏟아내며 가볍게 지수 450선을 돌파했다. 5일 연속 상승세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스닥시장의 ‘테마 투자’ 열기는 점점 더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강세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테마 종목 중 내실 있는 우량 기업을 선별한다면 아직도 추가 상승의 기회가 남아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LG투자증권에 따르면 테마별 순환매가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18일까지 랠리를 주도한 주요 테마별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무선인터넷(와이브로) 테마의 상승률이 121.8%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률 21.1%와 비교해 6배나 높은 것이다.
이 중 중계기 제조업체 C&S마이크로는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테마에도 겹치면서 207.6%나 폭등했다.
와이브로와 함께 가장 최근 부상한 전자태그(RFID) 테마주 6개 종목의 평균 주가도 86.25% 급등했으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DMB 테마주(18개 종목)는 평균 73.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벤처 활성화와 기업공개(IPO) 시장의 활황 기대감에 7개 창투사들의 주가도 같은 기간 45.8% 올랐다.
올해 형성된 테마주는 수산주나 줄기세포주처럼 실체가 불분명했던 지난해 유행 테마주와는 달리 구체적인 근거를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하지만 테마주 열풍에 편승하기 위해 무리한 관련 공시를 내놓고 있는 코스닥 기업도 많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옥석을 가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DMB 관련 공시의 경우 지난해 12월 한 달간 11건에서 이달 들어 30건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늘었다. 심지어 한 업체가 일주일 새 2∼3건의 DMB 공시를 내놓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테마의 경우 관련 종목이 100개에 육박하는 촌극도 벌어지고 있다. 모바일원커뮤니케이션의 경우 11∼13일 사흘 연속 DMB 관련 공시를 발표, 이 기간 두 차례나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 공시 중 매출 발생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어 공시만 믿고 투자했다가는 엉뚱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책임연구원은 "올들어 형성된 각종 테마들은 정부의 지원의지나 향후 성장성 측면에서 지난해 유행했던 테마와는 차원이 다른 게 사실이지만, 성장성만 믿고 추격매수에 나서기에는 이미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며 "테마 중에서도 시장 지배력이 우수하고 동시에 구체적인 실적을 갖고 있는 기업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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