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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삼성전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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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삼성전자의 힘

입력
2005.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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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쇼크가 일본 열도를 강타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순익 100억달러 클럽 가입’이라는 2004년 실적을 발표하자 요미우리 아사히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들은 이런 톤의 머릿기사와 사설·해설 등으로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삼성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정보기술 기업 중 세계 최고의 이익을 냈다는 것, 소니 마쓰시타 히타치 후지쓰 NEC 도시바 등 일본의 10대 전기·전자 메이커의 순이익을 모두 합쳐도 삼성전자(10조7,867억원)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100억달러 클럽’ 멤버 9개사 중 제조업체는 도요타와 삼성전자뿐이라는 것 등이 그 요지다.

■ 이어 일본 언론들은 삼성의 성공비결에 초점을 맞추며 안전경영 위주의 자국 기업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삼성의 경이로운 실적은 반도체나 陸ㅗ?쳄梁?LCD) 등에 대한 경영자원의 집중 투자가 성과를 발휘한 것이기도 하지만 일본의 전기·전자업체들이 리스크를 두려워하며 투자를 게을리한 결과"라는 것이다. 또 "삼성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신속한 결단력을 일본 경영자들이 배우라"고 충고하면서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제휴도 좋지만 권토중래를 위해선 일본 기업들이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 한달여 전 ‘삼성전자 30년’을 크게 보도한 탓인지 이번엔 비교적 차분하게 기사를 다룬 국내 언론과 달리 일본 언론이 이처럼 야단스럽게 나선 의도는 두말할 필요없이 자국 기업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외환위기 때 존폐의 갈림길에 섰던 삼성이 불과 몇 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쿨(cool)한 브랜드로 성장했다"며 "최근 대대적 마케팅에 나선 필립스가 성공하려면 삼성에 먼저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것도 기분좋게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 및 연구개발 투자비로 작년보다 25.8% 증가한 15조6,700억원을 책정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를 늘려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방침에 따른 것이란다. 사실 삼성 오너십 문제는 늘 사회적 논란거리이지만 이 회장의 리더십이 오늘날 삼성전자 신화를 일구었다는 사실은 부인키 어렵다. 일본 등의 맹추격이 예상되는 지금은 그 리더십이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이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한 전경련의 결정이 한가하게만 느껴진다.

이유식 논설위원 y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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