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한해는 창업시장 ‘암흑의 해’였다. 문을 닫는 프랜차이즈 본사나 가맹점이 줄을 이었고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일부 업종을 제외하곤 신규 창업은 ‘0’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 와중에서도 세계 맥주 전문점 ‘와바’(www.wa-bar.co.kr)는 신규 가맹점이 40개나 됐다. 2003년 진출한 중국 시장에서도 가맹점이 5개로 늘어났다. 가맹점 창업 비용이 30평을 기준으로 했을 때 1억원(점포 임대료 제외) 정도 든다는 점을 가정하면 불황기에 성공한 프랜차이즈로 평가받을 만 하다. 이 같은 성공으로 3년 연속 프랜차이즈 대상을 받았고, 지난해 해외수출 부문에서도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 시장흐름 파악후 출발 = ‘와바’의 성공 노하우는 무엇보다 시장의 흐름을 파악, 고객 요구를 반영한 영업전략을 구사하고 철저한 가맹점 관리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단골 고객을 꾸준히 늘린 데 있다. 일명 ‘웨스턴 바’라고 불리는 세계 맥주 전문점은 1990년대 중반 하나 둘씩 생겨나 2000년 들어 프랜차이즈 형태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음주문화가 폭음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데다 해외여행 경험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깨끗한 분위기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맥주를 골라 마시는 것을 원하는 경향들이 강해진 결과다. 이효복(38) 사장은 이 같은 고객 변화를 빨리 읽어내 2001년 세계 맥주 전문점 프랜차이즈인 ‘와바’를 만들어냈다. 대학졸업 후 소주방, 비디오방, 스파게티 전문점 등 8개 업종을 운영해본 사업 노하우와 개별 웨스턴바 인테리어업을 해본 경험을 살린 것이다.
내부는 원목으로 처리, 나무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게 해 서부 영화에 나오는 술집을 연상하게 했고, 점포 안에 색과 모양이 제각각인 수많은 종류의 병맥주로 실내 인테리어를 꾸며 서양의 바 분위기를 연출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깨끗한 분위기를 찾는 소비자 취향에 따른 것이다.
◆ 한번 고객은 영원한 단골 = 주 고객층은 20대 중·후반부터 30, 40대의 직장인들. 이들은 ‘와바’를 한번 방문하면 단골이 되는 특징이 있다. 다른 세계 맥주 전문점이 재고 부담 때문에 30~50여 가지의 맥주를 갖추고 있는 반면 ‘와바’는 120여 종류를 보유하고 있어 고객들은 취향대로 골라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이 특허까지 얻은 ‘스노우 바’(맥주를 쌓아놓은 곳에 눈이 내리도록 하는 시설) 또한 이색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점포 안에 간이 카지노 시설을 만들어 놓고 일정액 이상을 마신 손님에게 코인을 줘 게임을 즐기도록 한 뒤 이길 경우 양주나 맥주를 서비스한다. 단순한 술집이 아닌, 손님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다양한 맥주 뿐만 아니라 맥주 스타일에 맞는 고유한 안주를 제공하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다.
◆ 수익성 이벤트 가맹점과 윈윈 = ‘와바’ 가맹점 가운데 장사가 안돼 문을 닫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본사가 운영 도우미인 ‘MA’(Management Advisor)를 두고 시장조사는 물론 교육 및 메뉴 개발과 사후 관리까지 도맡아 해주고, 각종 이벤트까지 실시하는 등 수익 극대화에 발벗고 나서기 때문이다. 또 152개에 달하는 매장이 갖고 있는 구매력을 바탕으로 수입 맥주사들의 협찬을 받아 매월 경품행사를 여는 방법으로 손님을 확보하도록 해준다. 손님들이 꽃병처럼 생긴 통에 마신 맥주 병 뚜껑을 모아 다 채우면 이름을 적어 ‘명예의 전당’에 올린 뒤 평생동안 무료안주를 하루 한 개씩 제공하는 등의 영업 노하우도 전수한다.
또 강력한 구매력을 통해 맥주를 할인점보다 싼 가격에 제공하는 것도 단골 확보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 사장은 "불황 때 모든 업종이 어렵지만 와바는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며 "가맹점의 70% 이상이 매월 투자비의 3%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1588-0581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 노하우 살펴보니
1. 고급 서양바 분위기
2. 저렴한 맥주가격
3. 고객요구 반영 영업
4. 경품 등 이색 서비스
5. 가맹점 관리 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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