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의 책임을 지고 실각한 자오쯔양(趙紫陽·사진)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17일 오전 7시1분(현지시각) 입원해 있던 베이징(北京)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향년 85세.
자오 전 서기의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등을 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오 전 서기는 톈안먼 사건 당시 지도부의 무력진압에 반대해 "당을 분열시켰다"는 이유로 89년 사건 직후 실각한 뒤 지금까지 베이징 중심가 푸창후퉁(富强胡同)의 자택에서 연금 상태로 지내왔다. ★관련기사 6·7면
톈안먼 사건 당시 학생 등 시위세력의 정치개혁 요구에 온건한 입장을 취했던 자오 전 서기가 사망함으로써 중국 최대 민주화 시위로 기록된 톈안먼 사건에 대한 재평가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톈안먼 사건을 ‘반혁명 폭란’이라고 규정한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후진타오(胡
錦濤) 국가주석 등 4세대 지도부들은 무력진압을 주도했던 장쩌민(江澤民) 등 3세대 지도부보다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중국 정부의 입장 변화가 주목된다.
허난(河南)성 화(滑)현 출신의 자오 전 서기는 중학 중퇴의 학력에도 불구하고 최고 권좌인 당 총서기에 올라 당시 덩샤오핑(鄧小平)이 표방한 개혁·개방을 주도했다.
당시 학생 지도자로 톈안먼 광장에서 ‘베이징의 봄’을 주도했던 왕단(王丹)은 "평생을 신념인 공산주의를 위해 바친, 양심과 지식을 갖춘 지도자"였다고 애도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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