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주목-을유년 이 사람] (12)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주목-을유년 이 사람] (12)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원

입력
2005.01.17 00:00
0 0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323호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실로 정세균 의원의 전화가 걸려왔다. 정 의원이 원내대표로 단독 추대되던 분위기에서 이날 갑자기 문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설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문 의원은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며 오히려 정 의원을 격려했다. 그 때 문 의원은 연 이틀 강봉균 의원 등 의정연구센터 의원들로부터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 받고 고사했던 참이었다.

문 의원의 행보에 당내 촉각이 곤두서 있음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그만큼 그는 당내 역학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중심 인물로 자리잡고 있다.

그가 원내대표 출마를 고사한 것은 당권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 의원은 그러나 "고민하고 있다"며 "주변 얘기를 들어본 후 2월초쯤 입장을 정하겠다"고 유보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대신 그는 "참여정부의 명운과 성공에 무한 책임을 느끼며 내 모든 것을 다 바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권 도전을 시사하는 말이었다.

그는 육중한 몸집 만큼 당의 ‘무게 중심’으로 통한다.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는데다 전략과 리더십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차기 대권 경쟁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참여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해야 하는 당의장으로 그가 꼽히는 것이다. 양대 계파인 당권파와 재야파가 당의장의 타협카드로 문 의원을 염두에 두고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연말 정치부 기자, 정치학자, 시민단체 인사 등 여론 주도층 설문조사에서도 문 의원은 차기 당의장의 1순위로 꼽혔다. ‘문희상 당의장 대세론’이 나온 것도 그 즈음부터다.

물론 이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이라는 사실이 강점이면서도 약점도 되기 때문이다. 당정분리 원칙에 맞지 않고 당이 ‘노무현 당’처럼 비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친노 직계그룹인 의정연구센터 의원들이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한 것도 이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에 대해 "당정 분리가 어느 정도 확고해진 만큼 이제는 당정 협력이 중요한 때"라고 말해 당권 도전을 향한 의중의 일단을 드러냈다.

그가 참여정부의 핵심 키워드로 꼽는 것은 개혁과 통합이다. 두 키워드는 지난 연말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대립에서 드러났듯이 개혁지상주의와 실용주의로 종종 충돌했다. 문 의원은 그러나 "개혁에만 매달리면 어리석거나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고, 원칙이 없으면 술수에 불과하다"며 "둘은 떼어놓고 봐서는 안 되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신년의 화두로 꺼내든 것도 ‘慷慨赴死易 從容就義難’(강개부사이 종용취의난)’이다. ‘분을 참지 못해 나아가 죽기는 쉬우나 조용히 뜻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포용력 있는 개혁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는 시즌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