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07년 특허출원 세계 톱3 진입’을 선언하며 연초부터 ‘특허 경영’에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윤종용(사진) 부회장은 최근 신년을 맞아 열린 경영진 회의에서 "안정적인 실적이 계속 이어질 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미래를 위해 뭔가를 찾아야 하는데, 결국 기술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으며, 그 핵심이 특허"라며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윤 부회장은 "불황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래에 먹고 살 길은 기술 밖에 없다"며 "단순한 양 중심에서 벗어나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질 중심의 특허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특허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기업 경영에서 독자 기술 확보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일본 등 외국 업체들의 전방위 특허 공세가 거세지고 있고, 삼성전자만 해도 특허료 지급액이 지난해 1조5,000억원에 이어 2010년에는 2조5,000억원 가량으로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와 내년에 각각 2,000여건의 특허를 등록(미국 특허청 출원 기준)해 ‘톱 5’에 진입하고 2007년에는 ‘톱 3’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002년 1,329건으로 미 특허청 특허등록 11위였던 삼성전자는 2003년 9위(1,313건), 지난해 6위(1,604건)에 올랐다. 미국 특허 출원 톱 10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가 등록한 특허 가운데 60% 이상은 미래 관련 기술이며, 반도체, 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 액정화면(LCD) 등 사업 부문별로 골고루 분포해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최고 기술 책임자(CTO)를 사장직에서 부회장직으로 승격시키고 이윤우 부회장을 CTO로 임명한 것도 ‘특허 경영’의 시동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변리사, 미국 특허 변호사 등 현재 250명 수준의 특허 전담 인력을 2010년까지 450명으로 확대하고, 국내외 42개 연구소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24시간 잠들지 않는 연구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윤 부회장은 "선진국과 일류 기업들이 기술을 무기로 경제전쟁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특허 확대 등 표준 주도의 관건인 기술 경영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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