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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영업 대란 발등의 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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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영업 대란 발등의 불이다

입력
2005.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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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소규모 생계형 창업이 늘면서 우후죽순처럼 뻗어 나온 자영업이 대란에 휩싸일 조짐이다. 명예퇴직 등으로 직장에서 내몰린 사람들이 손쉽게 생각한 대안이 음식·숙박업 문구점 이·미용업소 등이었던 데다 정부마저 실업률 관리를 위해 무차별적으로 창업을 지원한 까닭에 지난해 말 자영업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이 전체 취업자의 3분의 1에 달하는 768만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로는 유례없이 높은 비율이다.

문제는 이들 중 대다수가 경쟁 심화 및 내수 부진으로 몰락 위기에 처했고 상당수는 이미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매출이 급감하면서 대출이자도 제대로 못 내는 업체들이 늘자 은행들이 리스크 회피 차원에서 만기연장을 거부하고 상환을 독촉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그 결과 정부가 지원한 생계형 창업자 중 1년 이내에 문을 닫거나 휴업한 비율이 25%에 이르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은행권이 자영업자에게 빌려준 돈은 90조원 안팎으로 전체 대출의 15%를 웃돈다. 자영업이 붕괴되면 고용은 물론 금융시장도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정부는 자영업자들이 대거 몰락, 계층의 양극화를 부채질하며 사회 전반의 소비심리 위축, 투자의욕 상실, 고용 격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하는 방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경기와 관계없이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결코 좋은 조짐이 아니다. 자영업 비율이 높은 나라 치고 경제구조가 탄탄하거나 국민의 생활만족도가 높은 경우는 찾기 힘들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극소수 기업형 자영업자를 제외하면 월 평균소득이 100만원에도 못 미치는 자영업자가 25%에 달하는 실정이다. 벤처 거품, 카드 거품에 이어 자영업 거품의 붕괴가 유령처럼 다가오고 있음을 정책 당국자들은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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