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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맞춤'의 가치를 아는 당신이 바로 '명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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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맞춤'의 가치를 아는 당신이 바로 '명품' 입니다

입력
2005.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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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더메이드(order-made), 즉 맞춤은 이제 남성복 시장의 거역할 수 없는 대세입니다. 갈수록 높아지고있는 남성의 패션욕구가 신사복을 천편일률적인 유니폼에서 진정한 개성의 대변자로 바꿔놓고 있는 셈이지요."

신사복 시장에 맞춤전쟁이 치열하다. 패션 전반에 걸친 캐주얼화와 메트로섹슈얼 열풍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노타이패션을 확산시키고 있는 한편 상류 전문직을 중심으로는 보다 엄정한 클래식을 통해 나만의 개성과 품격을 드러내려는 욕구도 거세다. 원단은 물론 단추 안감 지퍼 등 부자재에 이르기까지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맞춰주는 이른바 오더메이드 서비스는 이들 고감각 소비자들을 잡기위한 시도. 상류층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신사복 브랜드들의 맞춤전쟁은 갈수록 열기를 더한다.

제일모직 갤럭시는 2002년 처음 고객서비스 차원이 아닌 비즈니스 개념의 맞춤제작을 시작해 현재 연간 1,500억 원 규모 매출액의 5% 정도를 맞춤라인을 통해 올리고 있다. 수미주라(Su Misura·당신의 사이즈에 맞춘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라인으로 통하는 맞춤복은 김종붕 수석 패턴디자이너가 직접 고객의 집이나 사무실을 찾아가 체촌(몸의 치수를 재는 것)하고 한차례 가봉을 거쳐 제작한다. 체촌부터 제작납품까지 15~20일이 소요되지만 ‘나만을 위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옷’이라는 마케팅전략은 상당한 호응을 얻고있다.

갤럭시 마케팅 책임자 최훈 과장은 "평균 200만~500만 원짜리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한달이면 10벌 정도를 맞추는 고객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귀띔했다.

LG패션 알베로의 맞춤라인 ‘알타 사르토리아’도 지난해 5월 시작한 이래 정장 매출의 6%에 이르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엔 이 비중을 3배 정도 끌어올릴 예정이다. 김재경 알베로 수석패턴디자이너가 체촌과 패턴디자인을 맞고 원하는 부위에 이니셜을 새겨주는 등 맞춤고객들의 특별한 개성만족을 위해 공을 들이고있다. 평균 가격대는 160만~240만 원선.

이 브랜드 홍보담당 우경하씨는 "서비스의 ‘품격’을 유지하기위해 1,000만원짜리 방문맞춤 케이스를 제작했을 정도로 브랜드 차원에서 이미지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사복 브랜드들의 맞춤경쟁은 해외 직수입브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에스메네질도 제냐는 지난해 수미주라 라인 홍보를 위해 지휘자 정명훈씨에게 맞춤복을 제공, 화제를 모았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지난해 9월 전세계 동시 실시한 오더메이드 서비스를 국내에 홍보하기위해 이달 톱가수 비를 이탈리아에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구두 맞춤 서비스를 시작했고 켤레 당 500만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이탈리아 맞춤 수제화 벨루티도 지난해 가을 국내 영업을 시작, 눈길을 끌었다.

국내 신사복 브랜드들이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갖춘 직수입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선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갤럭시 최훈 과장은 "많이 팔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국내 신사복 패러다임이 맞춤비즈니스를 기점으로 보다 문화적이고 명품지향적 패러다임으로 바뀐 것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알베로가 축구감독 본프레레, 가수 전인권, 영화배우 박상욱씨 등을 내세워 명사마케팅을 벌이는 것이나 갤럭시가 록그룹 에어서플라이 공연과 연계해 문화마케팅을 벌인 것 등이 이런 변화를 반영한다. 시장 리더로서의 역할을 위해 갤럭시는 올해 토탈패션브랜드로의 변신도 적극 추진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기성복을 파는 장사꾼에 불과했던 국내 신사복 브랜드들이 드디어 문화적 아우라를 갖춘 패션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맞춤비즈니스는 올해 국내 남성복업계가 가장 주목해야할 현상중 하나다"고 평가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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