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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잘래?…자기 싫어요!…우리아이 어떻게?/"억지로 재우려말고 충분히 놀아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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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잘래?…자기 싫어요!…우리아이 어떻게?/"억지로 재우려말고 충분히 놀아줘야"

입력
2005.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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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주부 김은정(36·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는 올해 유치원에 들어가는 첫 아이 때문에 고민이 많다. 아이가 도통 잠을 자지않는 것이다. 자정을 넘기는 것은 예사. 억지로 잠을 재우려고 불을 다 꺼놓고 부모가 잠든 척 해도 아이는 방을 들락거리며 자동차 놀이를 하거나 침대에 누웠다가도 ‘물을 달라’, ‘엄마가 옆에 누워라’, ‘좋아하는 장난감이 없어졌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다시 일어나기 일쑤다. 자연 늦잠이 많다. 오전 8시는 돼야 겨우 깨면서도 잠자리를 완전히 털고 일어나기 까지는 한참이 더 걸린다.

"3월에 유치원에 입학해요. 오전 8시반 아파트 앞에 오는 유치원 버스를 타야 하는데 그 시간에 깨지도 못하니 큰 일 났어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아무리 말해도 밤에 자지않으려고 기를 쓰는 것 같아요. 다른 집 아이들은 밤 9시나 늦어도 10시면 잠든다는데 뭔가 잘못된 거 아닌가요."

◆ 잠 안자는 아이, 오히려 건강해 = 아이들의 취침습관이 형성되는 것은 보통 3세 전후. 이 때 올바른 취침습관을 기르지못한 아이는 고집이 세지는 5,6세에 접어들면 늦도록 잠자기를 거부하면서 부모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러나 잠들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문제아적인 소양을 갖고있다고 속단할 필요는 없다. 한국아동상담센터 김성언 부소장은 "맞벌이 가정에서 가장 흔한 현상중 하나가 아이들이 늦게 자는 것"이라며 "잠을 통해 아이들이 발신하는 무언의 메시지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자정을 넘기는 건 물론이고 새벽 2,3시까지 하품을 하고 눈을 비벼대면서도 잠을 안자는 아이들이 많아요. 이걸 나쁘게 볼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건강한 아이들인 셈이지요. 잠을 희생해가면서까지 부모와 놀고픈 욕구를 표현하는 거니까요."

김 부소장은 아이가 부모와 함께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맞벌이 가족에서 아이들이 너무 순하게 잠자리에 드는 것이 잠재적으로는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부모와 놀고싶은 욕구를 미리 포기하고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억눌린 욕구가 엉뚱한 쪽에서 분출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 열일을 제치고 아이와 놀라 = 밤잠을 늦게 잔다고 해도 아이들은 필요한 수면을 아침과 낮 수면을 통해 보충하므로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적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은 유치원이나 정규학교 수업을 받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김 부소장은 "억지로 재우려고 하지말고 아이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놀아주는 것이 올바른 취침습관을 기르는 첩경"이라고 말한다.

"맞벌이 주부의 경우 퇴근하면 아이가 놀아달라고 치마꼬리를 붙잡아도 밥한다고, 청소한다고 자꾸 아이를 기다리게 합니다. 그리곤 한두 시간 있다 재우려고 해요. 그러나 아이 입장에선 하루종일 해바라기처럼 엄마를 기다렸는데 얼마 놀지도 못하고 그냥 자야 하니 얼마나 억울해요. 가능하면 퇴근이후 시간은 설거지나 청소를 다 미루고 아이와 놀아야 합니다."

이 경우 아이는 ‘이게 웬 떡인가’ 싶어서 한동안은 더 늦게 잔다. 그러나 일정시간 지나면 아이는 마음으로부터 자신의 욕구가 보상 받았다는 느낌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늦잠 고집을 버리게 된다. 김 부소장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시간의 한계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 "짧은 시간이라도 부모가 자신에게 집중한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 올바른 취침습관 돕는 요령

아이에게 ‘이제는 자야할 시간’이라는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만들려면 ‘잠들기 의식’이 필요하다. 이것을 한 다음엔 잠든다는 일종의 조건반사 키우기 요령 5가지.

◆ 목욕을 시킨다

따뜻한 물에 10여분 입욕하는 것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잠이 오게 만든다. 입욕 후 수분보충을 위해 따뜻한 물을 조금 마시게 하면 더 좋다.

◆ 잠들기 의식을 한다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가족에게 잠자리 인사를 시키거나 잠들기 내용이 든 그림책을 읽어주는 등의 의식을 만든다.

◆ 은은한 조명을 준비한다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많다.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조명을 준비해 아이가 잠드는 동안 은은하게 비치도록 한다. 또 달이나 별 모양의 예쁜 조명들은 아이가 잠자리에 드는 것을 즐거워하게 만들 수 있다.

◆ 잠옷을 입힌다

평상복을 입고 그대로 잠자리에 들면 잠자는 시간과 일상생활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잠잘 땐 아이가 좋아하는 잠옷으로 갈아입는 습관을 들이면 기분 좋게 잠들 수 있다.

◆ 잠자리 친구를 만들어준다

인형이나 잠자리용 쿠션 등을 함께 뉘어준다. 아이는 누군가 자신을 지켜주고 있다는 생각에 안심하고 잠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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